[미디어펜=석명 기자] 황희찬(울버햄튼)이 인종차별을 당했지만, 그는 외롭지 않았다. 소속팀 울버햄튼과 동료들이 말과 행동으로 황희찬의 호위무사가 돼줬고, 국가대표 선배 손흥민(토트넘)은 든든한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

스페인에서 전지훈련 중인 울버햄튼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세리에 승격팀인 코모 1907과 연습경기를 치렀는데, 이 경기에서 황희찬이 상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 황희찬의 팀 동료인 다니엘 포덴세는 인종차별 발언을 한 상대 선수를 주먹으로 가격해 퇴장 당했다.

이 사건이 크게 논란이 된 가운데 황희찬은 17일 자신의 SNS에 “인종차별은 스포츠는 물론 모든 삶에서 용납될 수 없다"며 "인종차별이 설 자리는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 황희찬이 인종차별을 당했을 때 주먹으로 가해 선수를 응징해줬던 포덴세에게 고마운 마음을 이 사진에 실어 보냈다. /사진=황희찬 SNS 캡처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위해 하나로 뭉쳤다. 포덴세는 즉각 주먹으로 가해 선수를 응징해줬다. 황희찬은 포덴세와 함께 있는 사진을 SNS에 올리며 그에게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게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이 인종차별을 당했을 때 직접 '네가 원한다면 경기를 중단할 수도 있다'며 황희찬에게 힘을 실어줬다. 울버햄튼 구단은 이번 사태를 개탄하며 유럽축구연맹(UEFA)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희찬의 SNS 게시글에는 많은 팀 동료들이 응원의 댓글을 올렸다.

손흥민도 가만 있지 않았다. 손흥민은 영문으로 "나는 항상 네 곁에 있다"는 댓글로 황희찬을 격려하고, '인종차별이 설 자리는 없다'는 문구를 해시태그했다.

해외 진출 및 프리미어리그 선배인 손흥민은 이미 여러 차례 인종차별을 당한 바 있다. 마음의 상처를 누구보다 이해하고, 주위와 팬들의 지지와 응원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기에 손흥민은 후배 황희찬의 응원군을 자처한 것이다.

   
▲ 황희찬의 인종차별 관련 게시글에 손흥민이 댓글로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황희찬 SNS 캡처


하지만 정작 가해 선수의 소속 구단인 코모는 황당한 반응을 내놓아 공분을 사고 있다. 코모는 17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을 했다는) 우리 수비수에게 물어보니 그는 동료에게 ‘황희찬을 무시해라. 그는 자신을 재키 찬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더라. 황희찬의 팀 동료들도 그를 ‘차니’(Channy)라고 부르지 않나"라며 인종차별 발언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동양인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는 인식으로 '재키 찬'을 인용해 하는 말은 동양인에 대한 전형적인 인종차별 발언인데도 코모 구단은 '모르쇠'로 나서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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