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랐다 내렸다' 반복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또 인상하고 나섰다. 금융당국이 주택 거래량 급증과 맞물려 가계대출 증가세가 불어나자 은행권에 가계대출 문턱을 높일 것을 재차 압박하고 나선 것인데 시장에선 오락가락하는 대출 금리에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또 인상하고 나섰다. /사진=김상문 기자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초 가계대출 금리 인상에 나섰던 KB국민‧신한‧우리은행이 또 한 차례 추가 인상에 나선다.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변동‧혼합형(고정) 금리를 0.2%포인트씩 인상한다.

신한은행은 오는 22일부터 금융채 3년‧5년물 금리를 0.05%포인트 올린다. 우리은행도 오는 24일부터 아파트 담보대출 중 5년 변동금리 상품의 금리를 0.2%포인트 올리고, 아파트 외 주담대 중 5년 변동금리 상품과 전세자금대출인 우리전세론 2년 고정금리를 모두 0.15%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이들 은행은 이달 초 이미 대출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3일 주담대 금리를 0.13%포인트 높였고, 11일엔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12일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했고, 신한은행도 15일 금융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모든 대출 상품에 대해 금리를 0.05%포인트씩 상향 조정했다.

금리를 인상한지 보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은행들이 재차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당국의 가계대출 속도 조절 압박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5일부터 은행들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실태와 관련된 현장점검을 진행중이다. 다음 달까지 증가속도가 빠른 은행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준수 여부와 연행들이 연초 설정한 가계대출 경영목표 등 관리체계를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 탓에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음에도 은행은 금리를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주담대 고정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3.310%로 연저점을 기록했다. 이날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5년 주기형) 금리는 2.86~5.63%로 전날 대비 금리 상·하단이 모두 내려갔다. 하지만 당국 눈치에 은행들이 금리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면서 혼란은 금융소비자가 고스란히 감당할 몫이 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주택매매 급증에 따른 주담대를 중심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총 710조755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6월(708조5723억원)과 비교해 영업일 나흘 만에 2조1835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주담대 잔액은 552조1526억원에서 552조9913억원으로 8387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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