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가 꾸준히 1위를 유지하는 비결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추격해오던 2위 팀을 또 혼내주며 격차를 벌려놓았다.

KIA는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서 10-5로 이겼다.

이 경기는 1위 KIA와 2위 삼성의 맞대결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3연전 첫 판이었던 16일 경기는 우천 취소됐다.

KIA는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1회말 소크라테스의 2루타로 엮어진 찬스에서 김도영이 희생플라이를 쳐 선취점을 냈다. 3회말에는 최형우가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 나성범이 삼성전에서 만루홈런을 날리고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KIA는 이 경기 승리로 2위 삼성과 격차를 벌려놓았다. /사진=KIA 타이거즈 SNS


삼성이 4회초 김영웅의 2타점 2루타와 박병호의 적시타로 동점 추격하자, 돌아선 4회말 KIA 타선이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대거 6점을 뽑아냈다. 만루 찬스를 잡은 다음 김도영과 최형우가 연속해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고, 나성범이 만루홈런을 작렬시켜 9-3으로 달아났다.

삼성이 5회초 2점을 만회했지만 KIA는 불펜진을 동원해 추가 실점을 막았고, 7회말 한준수의 희생플라이로 쐐기점을 보태 승리를 굳혔다.

믿었던 양팀 선발 양현종(4⅔이닝 7피안타 3볼넷 5실점)과 레예스(3이닝 5피안타 1피홈런 3볼넷 4실점)가 기대에 못 미치는 피칭을 해 중반까지 타격전 양상을 띤 가운데 타선의 집중력과 장타력에서 앞선 KIA가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KIA(53승 2무 35패)는 2위 삼성(48승 2무 41패)과 승차를 5.5게임으로 벌리며 선두 유지에 여유를 갖게 됐다. 삼성은 맞대결 패배로 KIA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3위 LG 트윈스(49승 2무 42패)와 승차도 없어졌다.

KIA가 추격해오는 팀과 맞대결에서 상대를 눌러 추격 기세를 꺾어놓는 것을 최근 자주 볼 수 있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었던 지난 2~4일, 당시에도 2위였던 삼성과 대구 원정 3연전에서 KIA는 3연속 역전승으로 스윕에 성공했다. 앞선 롯데와 3연전에서 1무 2패로 부진했던 KIA지만 추격자 삼성과 맞대결 연승으로 1위 자리에 흔들림이 생기는 것을 막았다.

뿐만 아니라 후반기 첫 3연전이었던 9~11일 잠실 원정에서는 역시 당시 2위였던 LG를 상대로 또 3연전 스윕을 달성했다. LG는 KIA에 당해 2위에서 밀려났다.

KIA가 이렇게 선두 자리를 위협해오는 팀들에게 유난히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선수들이 우승에 대한 집념을 갖고 평소보다 더 집중하고 분발하는 때문일 것이다. 

이범호 감독의 승부욕도 뒷받침이 되고 있다. 이날 삼성전에서 선발투수 양현종이 5회초 추가 2실점한 후 계속해서 2사 1, 2루 위기가 이어지자 과감하게 김대유로 투수 교체를 했다. 양현종은 팀 에이스이고, 9-5로 4점 차인데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 잡으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양현종을 강판시키는 결단을 내렸고, 이 투수교체는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1위 팀으로서 강팀다운 면모를 갖춰가고 있는 타이거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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