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만 방위비 발언& 미국 정부 반도체 제재 강화 소식 영향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를 모아놓은 나스닥 지수가 2.77% 급락했다. 엔비디아, ASML 등 반도체주와 빅 테크주가 동시에 큰 폭으로 빠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관련주 역시 휘청이고 있다.

   
▲ 지난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하며 국내 반도체주 역시 휘청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장보다 6.62% 내린 117.99로 장을 끝마쳤다. 

미 반도체 기업 AMD는 10.21% 폭락한 159.43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 주가는 7.89% 내린 171.20으로 마감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역시 12.74% 급락한 932.055로 거래를 종료했다. 

이 밖에 브로드컴(-7.91%), 퀄컴(-8.61%), 마이크론테크놀러지(-6.27%)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처럼 반도체 관련주들이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내면서 주요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6.81% 급락한 5408.71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의 하락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만 방위비 발언 영향과 미국 정부가 중국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업체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 컸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가 최근 일본의 반도체 장비 기업인 도쿄일렉트론과 네덜란드의 ASML 등에 대해 해외 직접 생산품 규정(FDPR)을 적용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DPR은 미국 밖의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사용했을 경우 미국 정부가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다. 

미국 정부는 일본과 네덜란드 등 동맹국의 반도체 기업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접근을 계속 허용할 경우 FDPR을 시행하겠다고 입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낸 ASML은 지난 2분기 중국 매출이 급증하면서 중국이 회사 매출의 약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엔비디아 역시 전체 매출 중 약 20%가 중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직격탄을 맞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이 자체 방위비용을 지불해야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대만의 안보를 전적으로 보장하지 않을 경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18일 국내 증시는 반도체주의 하락세 속 투심 위축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7.65p(1.32%) 내린 2805.64로 출발했고, 코스닥은 9.27p(1.12%) 내린 820.14로 거래를 시작했다. 

11시 10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1.27% 내린 2807.31을 기록 중이다. 투자자별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2347억원, 234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고 외국인은 2163억원을 팔아 치우고 있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1.96% 내린 8만5000원에, SK하이닉슨느 4.76% 빠진 21만원에 거래 중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환율 등 유동성 여건이 양호함에도 대만 반도체 흑자를 지적한 트럼프의 인터뷰와 미국 대형 기술주 하락이 맞물린 상황”이라며 “외국인이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순매도세를 보이면서 지수 역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반도체주 급락 및 정책 불확실성이 추가 악재로 작용하며 추가 약세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며 “다만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 및 실적 기대감은 유효하므로 방산, 조선, 건설 등이 하단을 지켜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