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매각에 난항을 겪으면서 최근 상시 매각 체제로 전환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대상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상시 매각에 나서기로 했다.

   
▲ 사진=롯데손해보험


예비입찰에는 우리금융 외에 블랙록·블랙스톤·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참여하며 흥행 기대를 모았으나 본입찰에 참여한 곳은 외국계 투자사 한두 곳에 불과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 실시된 예비입찰에 참여하고 실사를 벌이는 등 지속적으로 롯데손보에 관심을 보여왔으나 인수가격에 대한 이견이 커 인수전에서 빠지기로 결정했다. 우리금융은 1조원대의 액수를 원했으나 JKL파트너스는 2조원 이상의 가격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JKL파트너스가 본입찰 참여자 뿐 아니라 금융지주사 등 다양한 인수 후보자를 접촉해 매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 대상은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77%다.

롯데손보는 롯데그룹에서 분리된 후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에 인수됐다. JKL파트너스는 2019년 약 3700억원을 투자해 롯데손보 지분 53%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어 같은해 10월 약 36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77%까지 높였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인수 이후 성공적인 엑시트(투자 회수)를 위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기준 당기순이익 3024억원을 달성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하에서 핵심이익지표로 꼽히는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CSM)도 5479억원 확보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CSM은 전년 동기 대비 42.9% 성장한 2조396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기준 CSM도 전년동기 대비 44.9% 늘면서 손보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JKL파트너스가 상시 매각 체제로 전환하면서 손해보험 계열사의 존재감이 약한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참전 가능성이 거론된다.

신한금융은 자산 기준 생보업계 4위 신한라이프를 보유하고 있지만 손보업은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2022년 BNP파리바카디프손보를 인수해 출범한 신한EZ손해보험은 지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하나금융 또한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높은 매각가가 걸림돌이다. 시장에서는 롯데손해보험 적정 가격을 약 1조 중반대로 평가하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도 2조원대는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하고 상시 매각으로 전환하면서 매각가를 낮출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몸값이 높다는 평가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 매각가를 낮추지 않는다면 장기전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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