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8일 법무부장관 시절 나경원 후보로부터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을 받았다고 폭로한 것에 “신중하지 못했다.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한 후보 ‘입 리스크’에 대한 지적과 보수 정체성에 대한 비판이 분출되자 역풍을 우려한 조치로 판단된다.
한 후보는 이날 SNS를 통해 “공소 취소 부탁 거절 발언은 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구속하지 못했냐는 반복된 질문에 장관이 개별 사건에 개입할 수 없다는 설명을 하는 과정에 나온 예시”라면서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은 공수처법 등 악법을 막는 과정에서 우리 당을 위해 나서다가 생긴 일”이라며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폄훼하려는 생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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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그러면서 "대표가 되면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에 대한 법률적 지원을 강화하고, 여야의 대승적 재발 방지 약속 및 상호 처벌불원 방안도 검토 및 추진하겠다"라며 "당을 위해 헌신한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함께 용기 내어 싸웠던 분들의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후보는 전날 오전 CBS 주최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나 후보로부터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로 기소된 사건의 공소를 취소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후보를 향해 ‘입 리스크’가 발동됐다는 지적이 분출되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SNS를 통해 “폭주하는 민주당의 악법을 막는 정의로운 일에 온몸을 던졌다가 억울한 피해자가 된 우리 동지들의 고통에 공감하지는 못할망정, 2차 가해를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양수 의원도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금 패스트트랙으로 재판받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30명 정도 된다. 많은 분이 (재판을) 받고 계시는데 감정선을 건드렸다”며 한 후보의 실수를 지적했다.
나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서울시당 여성위원회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의 사과에 대해 “이 사건의 본질은 야당 탄압을 한 기소”라면서 “정권이 바뀌었으면 이를 바로잡는 것은 당연한 처사인데 이를 하지 않은 것이 직무유기”라며 한 후보의 사과를 받지 않았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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