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저축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을 줄이면서 대출잔액이 2년 6개월 만에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저축은행은 법정최고금리가 20%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수신금리를 인상하면서 수익성이 낮아진데다 연체울도 악화됐다. 이에 저신용자의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99조9515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대출잔액은 2021년 12월 100조원을 돌파한 뒤 지난해 1월 115조6003억원을 기록한 후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 사진=미디어펜


저축은행 대출잔액이 10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1년 11월 98조1324억원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2021년 12월 100조5883억원으로 올라선 뒤 이듬해 10월 116조4187억원까지 불어난 바 있다.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는 14.14%(16조4672억원) 빠진 규모다.

특히 개인사업자 및 중소기업 대출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18조4806억원이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21.1% 떨어진 수치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65조4004억원에서 53조4586억원으로 18.3% 줄었다. 1년 새 대기업 대출과 가계 대출 감소 폭은 각각 7.3%, 3.3%였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및 중소기업 대출을 축소하는 것은 고금리, 고물가 등의 상황이 지속되면서 경기침체로 부실 규모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한 사업자(개인·법인) 수는 98만6487명으로 전년 대비 13.7% 증가했다. 증가폭은 11만9195명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지속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말 3.40%였던 저축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말 6.55%에서 올해 3월 말 8.8%로 급등했다.

특히 올해 3월 말 저축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5.25%로 전년 말(5.01%)보다 0.24%포인트 오른 데 그쳤지만, 기업대출 연체율은 11%로 전년말(7.48%)보다 3.52%포인트 상승했다.

대출 규모자 줄어들면서 수신잔액 역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5월말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101조9185억원으로 전월(102조9747억원)보다 1조원 가량 빠졌다. 2021년 11월 98조6843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1% 줄어든 것으로 지난해 10월부터(115조2311억원)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2021년 12월 102조4435억원으로 올라선 뒤 다음해 11월 121조3572억원까지 늘어난 바 있다. 당시에 비해 지금은 16.02%(19조4387억원) 줄었다.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면처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진 저축은행들이 대출 빗장을 걸어잠그자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의 발길이 불법사금융으로 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민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저신용자 및 우수대부업체 대상 설문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제3금융인 대부업체에서 제도권 밖 불법사금융 시장으로 이동한 저신용자(6~10등급)는 최대 9만1000명으로 추산됐다. 이들이 불법사금융으로 조달한 금액은 최대 1조4300억원으로 전년(최대 1조2300억원)보다 늘어난 규모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은 리스크가 높아 법정최고금리인 20%를 받아도 역마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신규 대출을 확대하기 건전성 지표를 관리해 대손비용을 낮추는 것이 우선으로 저신용자 대상 대출은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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