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지배구조 개선 약속 재확인 하는 수준 질문 되풀이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신격호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에 가서 손가락질로 나가라고 한 것으로 보면 전근대적, 권위적 기업문화로 세계 경영할 수 있겠는가?" "일반적으로 아버지가 아들에게 나가라는 자체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롯데는 일본기업인가? 한국기업인가?" "한국에 기업이 있고 세금을 내고 일자리를 만들고..."

17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마련한 국정감사장, 그곳에는 10대 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국감증인으로 출석한 신동빈 회장이 있었다. 

'부자와의 갈등',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으로 롯데 사태가 세간에 알려지면서 베일에 가린 그룹의 실타래같은 지배구조가 드러났고 국적논란이 일었던 터라 국민들의 관심이 현장에 집중됐다.  

하지만 뜨거운 기대보다 실망이 컸다. 

지난달 11일 신동빈 회장이 대국민사과와 함께 약속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한 약속을 재확인 하는 수준의 질문을 되풀이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 1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피감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신동빈 회장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미디어펜=홍정수 기자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피감기관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공통적으로 신 회장에게 롯데그룹의 후계구도, 국적논란, 호텔롯데 상장, 순환출자 해소 등과 관련된 질의를 했다.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해 같은당 김연희·신학용 의원과 김태환·박대동·오신환 새누리당 의원 등은 "롯데가 한국 기업인가?" "한국 롯데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를 광윤사, 롯데홀딩스, 엘투자회사가 지배하고 있는 것이 맞나?" "롯데는 일본기업이라는 국민적인 정서를 해소하기 위해서 호텔롯데의 상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한국국적을 갖고 있을 것이냐" 등의 공통적인 질문을 이었다. 이에 신 회장은 "맞습니다" "노력하겠다"라는 짧은 답변을 내놓았다.

이날 국감 자리에서 신동빈 회장에게 국민에 다시한번 공식 사과를 했다. 신 회장은 "이번 일로 가족 간의 일로 우리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 부끄럽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 경영권 분쟁에 대한 여진이 있거나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런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를 분리해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일본의 경영권을 넘겨줘 화해를 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신 회장은 "저는 주주로부터 위임을 받아 회사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일본, 한국 롯데를 분리해 경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롯데 형제 다툼에 롯데가 갖고 있는 많은 문제가 드러났고, 형제간의 난투로 국민 정서 역시 나빠졌으나 신 회장이 적극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하고, 국감 증인출석 등 노력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오 의원은 롯데의 순환출자고리내에 '일감몰아주기'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차후 의지를 갖고 기업을 투명하게 하는 약속을 했으니 법에서 금지하는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적극적인 해소를 당부했다.

또 신동빈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왜 제출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지적도 받았다. 신 회장은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제 개인에 대한 부분, 아버지에 대한 부분은 공정위에 모두 공개했지만, 일본 법률상 공개하는 부분에 대해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10월까지 순환출자 고리 80%를 끊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롯데건설이 가지고 있는 롯데제과 주식을 개인적으로 사뒀다"며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TF팀을 만들어서 검토하고 있고, 10월까지 가능하다고 보고받고 있다"고 자신했다.

TV중계를 지켜본 누리꾼들은 소모적인 질문이 이어진 맥빠진 국감을 보며 망연자실했다.

@Lion6137는 "난 신동빈이 한일전에서 누굴 응원하든 상관 안 함. 경영이 합리적이냐 불합리하냐 이것만 따져야 하지 않나? 난 롯데의 국적을 따지는 건 문제의 핵심을 간과하게 만드는 소모적 공방이라 생각함", 
@gkk****는 "국감장에서 롯데 신동빈 회장에게 묻는다. 한국과 일본이 축구시합을 한다면 한국과 일본 어느 팀을 응원하겠느냐고. 신 회장은 그냥 웃음으로 넘긴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대동세상...", @lee88****는 "국록 먹는 자들의 질문이 세살 어린아이 수준이다. 어찌 이런 자들이 나라를 통치하는지? 한심스럽다",
@yunsun****는 "신동빈 회장이 왜 나와 저리 수모를 당하는지...똥벳지들 질문들 게 수준도 떨어지고 뭘 듣고 싶은 겐지..." 등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