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부산·경남 '내부통제' JB전북 '건전성·리스크관리' 집중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주요 지방은행이 하반기·3분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최우선 경영방침으로 '내부통제 강화' '건전성·리스크 관리' '틈새시장 발굴' 등을 내걸었다. 

연이은 대규모 금융사고를 의식해 임직원의 일탈에 엄정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내거는 한편, 지역 경기부진 등을 우려해 건전성·리스크관리에 집중하는 모습도 포착된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의 일환으로 타행이 시도하지 않는 새 먹거리 발굴에 힘써달라는 주문이다.  

   
▲ 국내 주요 지방은행이 하반기·3분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최우선 경영방침으로 '내부통제 강화' '건전성·리스크 관리' '틈새시장 발굴' 등을 내걸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지방은행들은 최근 하반기·3분기 경영전략회의를 일제히 가졌다. 

은행권 회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경영 키워드는 '내부통제 강화'로, BNK금융그룹 산하 은행 부문인 BNK부산·BNK경남은행에서 특별히 강조하고 나섰다. 경남은행의 대규모 횡령사고를 계기로 재발 방지 차원에서 더욱 고삐를 조이는 모습이다. 

경남은행 소속 한 투자금융부 직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업무를 담당한 2007년부터 2022년 7월까지 17개 PF사업장에서 77차례에 걸쳐 총 3098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 따르면 당초 횡령액은 560억원 상당으로 알려졌는데, 금감원과 수사기관의 추가 수사를 통해 횡령규모가 3000억원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오는 23일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횡령건에 대한 제재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경남은행은 지난 12일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금융사고 예방'과 '바른경영'을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CEO 메시지에서 예경탁 경남은행장은 "금융사고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고 내부통제가 모든 업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영업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직원들의 인식 전환 △성숙하고 냉철한 주인의식 △신뢰를 기반으로 한 구성원 간 합리적인 의사결정 프로세스 구축 등을 당부했다. 

부산은행도 지난 19일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방성빈 부산은행장은 "금융 사고예방에 대한 철저한 인식전환과 전면적인 내부통제 재점검이 필요한 시기다"며 "금융의 본질은 신뢰인 만큼 성숙하고 냉철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바른 은행의 위상을 확고히 해 나가자"고 말했다. 

두 행장의 이 같은 당부는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의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빈 회장은 지난해 8월 그룹 전 계열사 경영진 긴급회의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조한 데 이어, 올해 1월 그룹 비전선포식에서도 강력한 내부혁신을 강조했다. 

빈 회장은 "금융사고로 실추된 고객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기 위해 지주가 컨트롤타워가 되어 뼈를 깎는 노력으로 강력한 내부혁신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내부통제시스템의 변화와 조직 내 바른 기업문화가 조속히 확립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혁신과제를 지속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오랜 고금리·경기침체로 불거진 '건전성·리스크 관리'도 은행들의 경영키워드로 꼽힌다. 부산은행은 올해 경영전략 방향인 '수익 중심의 지속 가능한 내실 성장'을 위해 건전성 관리에 최우선으로 집중하는 한편, 공공기관과의 협약 등으로 지역기업 금융지원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JB전북은행도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의식해 올 3분기에는 건전성·리스크 관리에 집중한다. 백종일 전북은행장은 이달 9일 열린 3분기 경영전략회의에서 "하반기 경제전망이 더딘 물가하락, 기준금리 변동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도내 소상공인 금융지원과 건전성 및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지역 기반 동반성장 및 은행의 핵심전략 추진을 한층 견고히 해달라"고 당부헀다. 

또다른 경영키워드로는 '틈새시장 확보'가 눈길을 끈다. 본거지 영업에 의존하기보다 역외지역으로 영역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나서자는 당부다. 

대표적으로 부산은행은 아웃바운드 영업 조직 강화로 영업권역을 넓히는 등 역외지역 틈새시장 발굴로 실용적 성장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올해 지역금고 만기에 대비해 주금고를 수성하겠다는 각오다.

경남은행은 타행이 시도하지 않는 시장이나 외국인 대상 서비스 등 니치(niche)마케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우주항공, 방산, 조선, 해운 등 경남지역의 주요 거점산업에 대한 중장기 영업전략 및 인프라 구축에 집중할 방침이다.

한편 최근 시중은행으로 본격 전환한 iM뱅크(옛 대구은행)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새 비전과 목표를 세우는 한편, 포트폴리오·지역·점포·디지털 등 분야별 세부과제를 수립했다. 아울러 상시 내부통제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내부통제 전담팀장제도'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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