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야 ‘특검법’ 공세에 단일대오 시급한 주요 과제
폭로전에 ‘심리적 분당’ 극심해 후유증 극복 필요
[미디어펜=최인혁 기자]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당대표로 돌아왔다. 4·10 총선 패배로 비대위원장에서 자진사퇴 한지 103일 만이다. 한 대표는 7·23 전당대회에서 득표율 62.84%로 과반 득표를 달성하며 파죽지세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예고된 거야의 특검 공세와 불거진 사법리스크 등으로 승리를 자축할 여유는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한 대표는 전날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에서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를 꺾고 당대표로 선출됐다. 러닝메이트인 이른바 ‘팀 한동훈’(한동훈·장동혁·박정훈·진종오) 중 장동혁, 진종오 후보도 한 대표와 함께 지도부에 입성했다. 한 대표가 우군 확보에 성공한 만큼 ‘한동훈 체제’에 힘이 실릴 것으로 분석된다. 한 대표는 24일 신임 지도부와 함께 현충원 참배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23일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후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거야 ‘특검법’ 공세에 단일대오 시급한 주요 과제

당권을 장악한 한 대표의 우선 과제는 거대 야당 발 특검법 공세 저지로 꼽힌다. 민주당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한동훈 특검법 논의를 시작한다. 한동훈 체제 시작에 맞춰 특검법 공세로 당정 갈등을 자극해 분열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오는 25일에는 국회 본회의를 개최하고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도 진행될 전망이다. 안철수 의원이 공개적으로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 의사를 밝힌 만큼 재표결은 한 대표의 첫 내부 표 단속의 시험 무대이자 당정 관계를 재정립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거야의 특검 공세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제안한 바 있다. 이는 채상병 특검법에 ‘선 수사 후 특검’이라는 당론과 반대되는 입장으로 내부로부터 강한 반발을 맞이하고 있다. 

한 대표는 당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내면서 여러 돌파구가 생겼고, 상황도 변했다. 저는 지금도 (제3자 추천 특검법에) 생각이 같다. 당내 민주적 절차를 통해 토론을 해 보겠다"며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동훈 체제의 시작에도 ‘한동훈표 특검’에는 의문이 여전한 상황이다. 

또 한 대표는 국민의힘의 문제로 지적되는 수직적 당정 관계도 재정립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당의 방향성은 ‘국민 눈높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당에 그립감을 유지해 왔던 윤석열 대통령과 기싸움도 불사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거야는 당정 갈등을 유도하기 위한 특검법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야권의 분열 유도 전략에 휘말려 들지 않기 위해서는 한 대표가 당의 개혁을 추구하면서도 당정 ‘단일대오’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제4차 전당대회에서 경쟁 후보들과 함께 당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폭로전에 ‘심리적 분당’ 극심해 후유증 극복 필요 

경쟁 후보 간 폭로전으로 ‘자폭’·‘자해’ 수준으로 얼룩진 전당대회 후유증을 수습하는 것도 한 대표의 숙제다. 현재 국민의힘은 치열한 당권 경쟁으로 ‘심리적 분당’에 대한 우려가 극에 달한 상태다.

특히 당권 경쟁 속 계파 갈등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 ‘어대한’을 뒤집기 위해 거론됐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 비례대표 사천 의혹 등이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진 탓이다.

한 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함께 경쟁했던 분들과 함께 가겠다. 각별한 정성을 기울이겠다”라고 밝혔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전당대회 간 추진됐던 경쟁후보간 법적대응 문제에 대해서도 "전당대회 과정에서의 갈등은 묻고 가야한다. 과거는 과거대로 두고 미래로 가야한다는 생각"이라며 당 화합과 단결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친윤계를 대표했던 원희룡 후보는 SNS를 통해 “특검, 탄핵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라며 한 후보에게 제기했던 '배신자' 프레임을 우회적으로 재언급함으로써 갈등이 현재진행형임을 암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한’ 감정을 자극할 총선 백서 출간이 한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조정훈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총선 백서 공개 시점을 전당대회 직후로 특정한 바 있다. 

백서에 기재된 주 내용은 총선 패배에 ‘한동훈 책임론’으로 예고된다. 이에 한 대표가 계파 갈등을 조기에 해소하지 못한다면 비례대표 사천 의혹을 비롯한 총선 패배 책임론이 부상해 지도부 출범과 동시에 리더십에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 총선 백서 발간에 대해 "어떤 특정한 사람이 총선을 규정한다고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총선 평가는 이번 당대표 선거를 통해 민심과 당심이 했다. 당을 위해 도움이 되는 총선 백서가 나왔으면 좋겠다"라며 총선 백서로 '패배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에 우려를 전했다.

무차별적 폭로로 당대표 후보들에게 드리워진 ‘사법리스크’도 수습 대상이다. 한 후보는 전당대회 기간 중 법무부장관 시절 ‘여론 조성 댓글팀 운용’에 관한 의혹을 받았다. 

이에 조국혁신당은 지난 22일 국가수사본부에 한동훈 댓글팀 의혹을 고발했으며, 민주당은 한동훈 댓글팀 의혹 TF를 구성해 당 차원으로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면서 야권은 한 후보의 ‘입 리스크’로 밝혀진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 의혹도 당 차원의 대응을 예고했다.

따라서 한 대표가 국민의힘의 심리적 분당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제기된 사법리스크와, 자신이 유발한 사법리스크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로 꼽힌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