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채 5년물 하락세…"DSR 2단계까지 주담대 확대 불가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NH농협은행이 오는 24일부터 고정금리형(주기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인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대출수요 억제의 일환으로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상을 요구하면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일제히 가산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정금리형 주담대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지속 하락하고 있어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효과가 미미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NH농협은행이 오는 24일부터 고정금리형(주기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인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대출수요 억제의 일환으로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상을 요구하면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일제히 가산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오는 24일 5년물 기반 주기형·혼합형 주담대의 가산금리를 0.20%포인트(p)씩 인상한다. 지난달 27일 우대금리를 0.20%p 축소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날 현재 농협은행의 'NH주택담보대출_5년주기형' 대출금리는 연 3.18~5.58%를 형성하고 있다. 기준금리 3.33%, 가산금리 2.25%p, 우대금리 최고 2.40%p를 각각 반영하고 있는데, 가산금리가 추가 인상됨에 따라 대출금리는 일부 조정될 전망이다. 

그동안 나머지 4대 은행이 시차를 두고 가산금리를 인상할 때 농협은행은 잠잠한 모습을 보였는데, 오는 24일부터 금리인상에 합류하게 됐다. 

시중은행의 본격적인 금리인상은 하나은행에서 포문을 열었다. 하나은행이 이달 1일 주담대 가산금리를 0.20%포인트(p)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국민은행이 3일 주담대 금리를 0.13%p, 11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20%p 각각 인상했다. 이어 우리은행이 지난 12일 주담대 금리를 0.1%p 인상했고, 신한은행도 지난 15일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0.05%p 올렸다. 

하지만 이 같은 금리인상에도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은행들은 금리를 추가 인상하거나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18일 부동산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각각 0.20%p 올렸다. 신한은행은 지난 22일 은행채 3년물·5년물을 준거금리로 하는 대출상품의 금리를 0.05%p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오는 24일 아파트 담보대출 중 5년 변동금리 상품의 대출금리를 0.20%p 인상하고, 아파트 외 주담대 중 5년 변동금리 상품의 금리는 0.15%p 인상한다. 또 전세대출 2년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도 0.15%p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은행들이 우대금리 축소에 이어 가산금리도 인상하고 있지만, 금리인상에 따른 수요 억제 효과는 거두기 어려울 전망이다. 주담대 상품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줄하향한 까닭이다. 

이날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고정형 주담대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금융채(은행채) 5년물 무보증(AAA)'의 금리는 22일 현재 3.334%까지 떨어졌다.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지난 16일 3.310%에 견주면 소폭 상승한 수치이지만, 7거래일간 3.3%대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게 눈길을 끈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 21일 4.184%에 견주면 금리격차는 약 0.850%p에 달한다. 

올해 5년물 금리는 3.7~3.9%대를 오르내렸는데, 지난 5월 초부터 본격 하락흐름을 보이고 있다. 5월 3일 금리는 3.895%를 기록해 3.9%에서 본격 3.8%대로 진입했고, 같은 달 16일에는 3.750%로 내려왔다. 6월에는 5일 3.664%, 13일 3.580%, 19일 3.451%를 기록했고, 이달 들어 본격 3.3%대에 안착했다. 최근 채권금리가 매주 0.1%p 단위로 거듭 하락 조정된 셈이다.

한편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8일 712조 1841억원을 기록해 지난달 말 대비 약 3조 6118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9월로 유예되면서 예비 대출자들이 '빚투(빚내서 투자)' 행렬에 나서는 모습이다. 

신규 가계대출은 6월 한 달 간 약 5조 3415억원 늘어나면서 지난 2021년 7월 6조 2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달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6월 기록을 경신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