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신 DL건설 대표, 취임 한 달만에 DL이앤씨 대표 겸직
내달 중순 임시주총서 신임 대표 선임 예정
DL이앤씨·DL건설 두루 거쳐 내부 결속 다질 적임자
[미디어펜=조성준 기자]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내정자는 앞으로 그룹 내부 결속을 다지고 안정적인 운영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박상신 DL건설 대표이사 겸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을 최근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 DL이앤씨 D타워 돈의문 사옥 전경./사진=DL이앤씨


서영재 DL이앤씨 대표이사가 취임 두 달만에 돌연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정확한 이유는 밝혀진 바가 없으나 업계에서는 건설 경험 부재가 조직을 이끄는 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서 대표는 LG전자 출신으로, 건설사 재직 경험이 없다.

서 대표의 빈 자리는 박상신 대표가 바로 채울 예정이다. DL이앤씨는 오는 24일 주주총회소집 공시를 내고, 다음 달 1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박 DL건설 대표를 DL이앤씨 신임 대표로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가 취임하면 계열사 대표가 모기업 대표까지 겸하는 파격적인 인사 관례로 기록될 예정이다. 또한 DL건설 대표이사 자리도 이달 초 앉을 만큼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박 내정자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는 것을 옅볼 수 있다.

박 대표는 1985년 DL건설의 전신인 삼호에 입사해 2016년 고려개발 대표(부사장)를 거쳐 2017년 대림산업(현 DL이앤씨)으로 이동해 2019년까지 대표를 맡았다. 2020년 주택사업본부 본부장을 끝으로 DL그룹을 떠났다가 이달 초 DL건설 대표 겸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으로 복귀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박 대표가) 과거 삼호·고려개발·대림산업 등을 두루 거친 주택 전문가인 만큼 중·장기적 사업연속성과 속도를 감안해 겸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박 대표가 DL이앤씨 조직의 내부 응집력을 극대화할 적임자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DL건설 전신 삼호에서 시작해 DL이앤씨 전신인 대림산업 대표까지 오른 인물이어서 양사를 아우르는 히스토리를 가진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임 대표가 사임하는 상황에서 즉시전력감으로 두 회사를 아우를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한 듯 하다"면서 "기존에 대표를 하다가 다시 돌아오는 모양새여서 이해욱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고 말했다.

주택사업의 사업성 회복도 달성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박 대표는 2017년 8월부터 2020년 8월까지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주택사업본부장을 맡으면서 주택부문 영업이익률을 매년 꾸준히 높여왔다. 그 사이 2018년 3월부터 2019년 10월까지는 대표를 겸직했다.

그러면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영업이익을 6685억원, 7791억원, 8275억원, 9405억원으로 꾸준히 끌어올렸다.

DL이앤씨는 지난 1분기에 이어 올 2분기 전망도 좋지 않아 주택사업 사업성 회복이 절실하다.

박 대표는 DL이앤씨와 인연을 맺은 후 두 번의 굵직한 실적을 낸 바 있다.

우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삼호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삼호는 2009년 1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약 8년 만인 2016년 12월 졸업했다. 박 대표는 이 기간 동안 회사의 위기관리를 전담했고, 2014년부터는 경영혁신본부장으로 일하면서 회사 정상화 과정에 일조했다.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주택사업본부장 시절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 리뉴얼 작업을 주도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주택시장의 위기극복을 위해 신속한 대응과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라며 "과거 대림산업 대표이사 역임당시 최대성과를 달성한 박상신 주택사업본부장을 리더십으로 선임해 주력 사업의 위기를 타개하고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