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치 이상의 일감 확보하면서 생산능력 증대 필요성 확대
조선 빅3, 노후설비 교체와 생산설비 최적화로 대응
인력 부족 문제로 납기 지연 막기 위해서도 투자 필요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조선업계가 늘어난 일감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점차 생산능력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일감이 늘어난 것에 비해 인력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 적기 납기를 위해서는 설비투자가 필수로 떠오르고 있다. 

   
▲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제공


23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는 올해 들어 265억 달러(약 36조7000억 원)를 수주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목표치의 120%를 초과 달성했으며, 삼성중공업은 목표치의 절반을 넘겼다. 연간 수주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는 한화오션도 지난해 수주 기록을 이미 뛰어넘었다.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가 늘어나면서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최소 3년치 일감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2028년 인도하는 조건으로 계약하고 있어 4년치 일감도 확보한 곳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일감이 늘어나자 국내 조선업계는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선박 건조를 위한 도크를 늘리는 게 아니라 노후 설비 교체와 최적의 생산체계 구축에 투자를 하면서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먼저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생산능력 증가를 위해 약 8000억 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은 노후 설비 교체에 나서고, HD현대삼호·HD현대미포는 생산설비 투자에 집중한다. 또 HD한국조선해양은 2026년까지 설비 투자에만 1조7172억 원을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생산설비 합리화를 위해 2400억 원을 투자한다. 내년에도 생산능력 증가를 위해 27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한화오션도 올해 4255억 원을 투입해 최적의 생산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감이 늘어났다고 해서 신규로 도크를 건설하는 것은 부담이 크기 때문에 설비 효율화를 통한 생산능력 증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올해는 물론 앞으로도 효율성을 높이는 설비 투자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가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적기 납기가 꼽힌다. 일감이 몰린 상태지만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납기 지연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력 부족으로 인한 납기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올해 들어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의 납기가 지연됐다. HMM에 지난달 30일까지 초대형 6척을 인도할 예정이었으나 납기 지연이 발생하면서 11월 25일까지 납기가 미뤄졌다. 이로 인해 한화오션은 지체 보상금도 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선박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적기 납기는 계약의 신뢰성을 높여주는 중요한 요소다. 이에 납기 지연을 막기 위해 생산능력 확충은 필수로 떠오르고 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인력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 고용을 늘리고, 외국인 인력까지 확충하고 있지만 늘어난 일감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며 “인력 확보와 동시에 설비 투자도 병행해 적기 납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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