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승 직후 "민심 어기는 정치 없다…건강하고 생산적 당정관계"
한 대표 "윤 대통령 찾아뵙고 자주 소통…정치계파 없다" 선언
야당발 특검 파상공세 맞선 한 대표, 대통령과 갈등부터 풀어야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한동훈 대표가 선출되자, 용산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에 물음표가 찍히는 분위기다.

한동훈 대표에게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을 풀고 당정 관계를 협력적으로 맺는 것이 향후 최대 난제로 꼽힌다. 일종의 정치력 시험대다.

당원 투표 및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과반인 62.8%를 득표한 한 대표가 이날 전당대회 내내 강조한 것은 '국민 눈높이'다.

한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민심을 어기는 정치는 없다"며 "국민의 마음과 국민 눈높이에 더 반응하자"고 밝혔다. 또한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관계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서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때그때 때를 놓치지 말고 반응하자"면서 수평적인 당정 관계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드러냈다.

특히 한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비공개로 조사한 것에 대해 "검찰이 수사 방식을 정하는 데 있어서 더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거부감을 드러낸 '채상병특검법'에 대해서도 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당이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 하나하나 순리대로 풀어나갈 거란 말씀을 드린다"며 "정치는 살아있는 것이고 저는 당 대표가 오늘 됐다, 그 과정에서 당내 민주적 절차를 통해 토론해보겠다"고 운을 띄웠다.

다만 한 대표는 당정 관계에 대해 "생산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대통령을 찾아뵙고 자주 소통 드릴 예정"이라며 "우리 당에 '친한'(친한동훈)이니 '친 누구'니 하는 정치 계파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한동훈 대표가 수락 연설을 밝히고 있다. 2024.7.23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한 대표가 당대표로 발언하면서 여러차례 강조한건 '국민 눈높이', 즉 '민심'이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표로서의 첫번째 행보를 묻자 "대표 선거 내내 변화를 내걸고 표를 구했다"며 "거기에 60%대의 압도적인 표를 민심과 당심이 주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으로부터) 변화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심과 당심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겠다"고 강하게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각종 법안 처리 강행에 대해 그는 "집권 여당이 소수당이었을 때 좋은 정치를 하고 좋은 성과를 낸 적도 있었다, 그것은 집권 여당이 민심과 한 편이 됐을 때였다"라며 "저는 그렇게 변화할 것이다, 야당이 한마디로 막 나가고 있는 부분들을 민심과 함께 제지하고 심판하고 평가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현재 야당이 대대적으로 윤 대통령과 김 여사, 한 대표까지 싸잡아 '특검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다는 것이다. 채상병특검법은 윤 대통령을 겨냥해 발의됐고, 민주당은 김 여사 및 한 대표에 관한 특검법을 대놓고 준비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로 다시 수면 위에 떠오른 윤 대통령과의 갈등을 어떻게든 풀지 않으면 야당발 특검의 공세를 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한 대표와 윤 대통령 간 관계는 좋지 않다. 일명 '김 여사 문자 읽씹'이라는 전례를 찾기 힘든 사건이 이번 전당대회에 세간에 알려지면서, 경쟁 후보들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신뢰 관계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십자포화를 퍼부었을 정도다.

한 대표가 향후 당을 재편하고 쇄신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설 경우, 양측의 갈등이 재차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분간 양측이 민주당에 맞서 협력을 마다하지 않겠지만, 특정 계기가 생기면 즉각 갈등 상황이 불거지면서 대대적으로 부딪힐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장 한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을 향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저의 정치적 목표"라고 재차 밝혔다. 한 대표 자신이 공언한대로, 앞으로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 관계를 맺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