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핑계로 ATM도 철수…취약계층 무시"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은행들이 지점 폐쇄와 ATM 철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용 절감 및 영업 효율화라는 미명 아래, 고령층 등 금융소비자의 금융 접근성 등을 무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국내 은행들이 지점 폐쇄와 ATM 철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용 절감 및 영업 효율화라는 미명 아래, 고령층 등 금융소비자의 금융 접근성 등을 무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국내 은행 지점, 영업소, ATM 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 지점은 지난 2018년 5734개에서 올해 6월 말 현재 4849개로 6년여 만에 15.4%(885개) 감소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5734개, 2019년 5663개, 2020년 5509개, 2021년 5248개, 2022년 4991개, 2023년 4885개 등 매년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점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은행은 KB국민은행으로 지난 2018년 907개에서 올해 6월 703개로 204개 감소했다. 감소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씨티은행으로 33.3%에 달했다.

지점 감소는 대부분 '지점 폐쇄'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해당 기간 폐쇄된 지점 수는 1003개에 달했다. 연도별로 2018년 85개, 2019년 90개, 2020년 219개, 2021년 233개, 2022년 236개, 2023년 97개 등이었으며, 올들어 6개월 간 43개 감소헀다.

국내은행별 지점 폐쇄 현황을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179개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 161개, 국민·하나은행 각 159개 순이었다.

지점이 가장 많이 폐쇄된 지역은 서울시(404개)로 전체의 40.3%를 점유했으며, 경기도가 176개로 17.5%를 차지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만 622개가 폐쇄돼 전체의 62.0%를 점유한 셈이다. 이어 대구(70개)가 7.0%로 세 번째로 많은 지점 폐쇄를 보였다.

최근 은행들은 지점 폐쇄에 따른 비판을 의식해 지점의 출장소 전환을 추진 중인데, 해당 기간 출장소로 전환한 곳은 총 321개에 달했다. 이는 '운영비 절감' 때문인데, 출장소의 경우 별도의 운영예산도 없이 모점 운영비를 통합 사용하는 데다, 운영인력이 3.1명에 불과한 까닭이다. 지점을 운영하려면 평균적으로 24억 5000만원의 운영비에 12.6명의 운영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은행들은 유지비용 문제로 현금인출기(ATM)도 대대적으로 철수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철수된 ATM은 총 1만 4426개에 달한다. 연도별로 2018년 2102개, 2019년 2318개, 2020년 2770개, 2021년 2506개, 2022년 2424개, 2023년 1646개, 올해 6월 현재 660개 순이다. ATM 철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시(4468개)로 전체의 31.0%에 달했으며, 경기도(2847개) 19.7%, 부산시(1179개) 8.2% 순으로 집계됐다.

강 의원은 "은행이 적자 경영도 아닌데 비용 효율화와 비대면 은행 거래 증가를 앞세워 지속적으로 점포를 폐쇄하고, ATM 철수를 무더기로 진행하고 있다"며 "은행이 지켜야 할 공공성과 고령층 등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점포 폐쇄 공동절차'를 충실히 이행하는지 확실히 점검하라"며 "'은행 지역재투자 평가' 시, 점포 감소에 대한 감점 부과 폭을 확대해 불이익을 부여하도록 강화시켜 금융 접근성을 확보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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