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지난 23일 구속되면서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박탈 가능성이 불거졌다. 2대 주주인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의 최대 주주로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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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지난 23일 구속되면서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박탈 가능성이 불거졌다. 사진은 한국투자증권 사옥 전경.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김 위원장의 구속 소식이 전해진 이후인 지난 23일 널뛰기를 했다. 2만1450원으로 첫 거래를 시작한 뒤 장 초반에는 2만355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상승폭을 전부 반납하고는 전장보다 3.79% 내린 2만300원에 장을 끝마쳤다. 이날은 소폭 오른 2만450원에 거래를 시작해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등락을 거듭한 이유는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카카오 법인 또한 유죄 처벌 가능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최종적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자본시장법상 양벌 규정에 의해 카카오 법인에 대해서도 벌금형 이상의 유죄 처벌이 내려질 수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 논란이 제기되며 매각 기대감이 시장에 퍼졌다.
인터넷은행특례법 등에 따르면,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의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즉 법인 카카오에 벌금형 이상의 처벌이 내려질 경우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기고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내리게 된다.
통상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이 결정되면 금융당국이 제시한 기일 내에 문제를 해결해야 대주주 자격이 유지되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대주주 자격이 없다고 판단돼 6개월 안에 대주주 보유 지분 중 10% 초과분을 처분해야 한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만일 이 가운데 10%만 남기고 지분을 처분하게 되면 대주주의 지위를 잃게 된다. 카카오뱅크의 2대주주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지난 3분기 말 기준 카카오보다 1주 적게 보유 중이다. 이어 국민연금(5.76%)·국민은행(4.88%)·서울보증보험(3.2%) 등순이다.
일각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의 최대 주주가 되는 것을 반기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1대 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는 은행 지주회사로 변경해야 한다. 투자은행 중심이었던 한국금융지주는 은행금융지주로 전한돼 국제결제은행(BIS) 자본비율 등을 비롯해 금융 당국의 고강도 규제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측은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관계자는 “카카오가 대주주 자격을 잃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은 만큼 아직까지는 지배구조 관련해 어떤 조치를 할지 등은 결정된 바 없다”면서 “내부에서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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