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폭발적으로 늘어난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에 힘입어 영업이익 5조 원대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판매가 늘면서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주도권을 앞세워 지속 성장 해난간다는 방침이다.
|
|
|
▲ SK하이닉스는 25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올해 2분기 매출 16조 4233억 원, 영업이익 5조 4685억 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본사 전경./사진=SK하이닉스 제공 |
SK하이닉스는 25일 오전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5조4685억 원, 매출액 16조4233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영업손실 2조8821억 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을 뿐만 아니라 반도체 초황기로 불리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 원)에 견주는 실적을 자랑했다.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124.8% 늘었다.
수익성이 높은 HBM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AI 메모리 판매가 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부터 양산에 돌입한 5세대 HBM(HBM3E)과 서버용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이 대폭 늘었다.
실제로 HBM 매출은 1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증가했다. 낸드플래시에서도 eSSD와 모바일용 제품 판매가 늘었다. eSSD는 1분기 대비 매출이 약 50% 늘었다. 지난해 4분기부터 낸드 제품의 평균 판매단가(ASP) 상승세가 지속된 것도 호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는 "HBM, eSSD 등 AI 메모리 수요 강세와 함께 D램과 낸드 제품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며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환율 효과도 더해지면서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분기보다 10% 상승한 33%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 "5세대 HBM, 올해 전체 출하량 절반 이상 차지할 것"
SK하이닉스는 온디바이스 AI를 지원하는 PC와 모바일 제품이 나오면서 고성능 메모리 판매가 늘어나고, 일반 메모리 제품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까지 HBM을 제외한 서버 D램 성장률을 약 20% 중반으로 추정했다.
또 SK하이닉스는 HBM3E이 올해 HBM 출하량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회사는 "HBM3E가 올해 당사 전체 HBM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며 "올해 3·4분기에는 HBM3E의 출하량이 HBM3(HBM 4세대)을 크게 넘어설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HBM3E 12단 공급량이 내년 상반기 중에 8단 공급량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8단에 비해 12단 제품 기술 난이도가 높아졌지만 이미 12단 양산 경험이 있고, 8단 제품의 성공적 개발로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SK하이닉스는 고객사에 HBM3E 12단 샘플을 제공했고, 이르면 이번 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해 4분기에는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12단 제품 수요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밖에도 HBM 공급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이어 "과거 경험 비춰 볼 때 공급업체 투자 증가가 공급 과잉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할 수도 있다"면서도 "AI 산업 내 경쟁 심화로 HBM 수요는 급증하고 있어 공급사들의 캐파(생산능력) 확대에도 여전히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용 D램과 달리 HBM 반도체는 투자 과잉이 곧 공급과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HBM 생산량은 D램과 달리 다이사이즈 패널티가 있으며, 프로세싱인메모리(PIM)와 와이드IO(WIO) 등 새로운 타입의 메모리 수요가 발생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밖에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에도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AI 기술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확대하면서 AI 서버 수요가 유지되면서 서버 수요 교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AI 서버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일부 고객을 중심으로 일반 서버에 대한 수요 개선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며 "2017~2018년 사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서버 규모 대규모 투자가 진행됐는데 이에 대한 교체 주기가 도래했고, AI 데이터센터 증설이 일반 서버의 수요 증가를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전력 소모가 높은 AI 서버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데이터 센터 전반의 운용 비용 절감과 전력 확보가 크게 중요해졌다"며 "기존 일반 서버를 전력 효율이 크게 향상된 신규 서버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 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