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크게 부진한 상태로 지지부진한 상태를 이어오던 가운데 간밤 미 증시 폭락으로 투자심리마저 크게 악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빚을 내서 투자한 일부 투자자들의 반대매매 물량이 대거 출회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25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간밤 미 증시 폭락 여파가 국내 증시 오전 장중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전 11시2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약 1.6%, 코스닥은 약 1.8% 급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코스닥은 장중 800선마저 깨지며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진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발표된 SK하이닉스 실적은 ‘6년 만에 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오전에 8% 넘게 빠지며 주당 20만원은 물론 19만원선까지 위태로워진 모습이다. SK하이닉스 주가가 20만원 밑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 6월7일 이후 처음이다. 분명히 훌륭한 실적이지만 시장의 기대는 더욱 컸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삼성전자 역시 같은 시각 약 2% 하락해 8만원선이 아슬아슬해진 모습이다.

이날 국내 증시 폭락은 물론 간밤 미국 증시에서 비롯됐다. 특히 지금까지 미국 주식시장을 최전선에서 견인해온 대형 기술주들의 급락세가 낙폭을 키웠다. 결과적으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2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31%, 3.64% 급락했다. 엔비디아(-6.80%), AMD(-6.08%), 테슬라(-12.33%) 등 서학개미 최선호주들 역시 근래 보기 드문 하락률을 기록했다.

국내 뿐 아니라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 역시 이날 오전 현재 전일 대비 2.7% 하락한 3만810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국 지수만 빠지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상실감이 더 큰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달 들어 미국 지수의 상승세는 따라가지 못했으면서 하락장만 그대로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나스닥 지수의 경우 어제 장이 아무리 폭락을 했어도 이달 들어 낙폭은 2.2% 수준에 그친다. 반면 코스피는 이달 들어 3%, 코스닥은 3.8% 급락했다. 특히 코스닥은 거래대금이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지며 이미 기대감이 사라진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반대매매 가능성도 가중되고 있다. '빚투'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막다른 골목에 몰린 셈이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증거금 부족으로 반대매매를 당한 물량은 지난 22일 기준 110억5800만원 수준이다. 약 한 달 만에 100억원대로 올라서 우려를 자아낸다. 

신용융자잔고는 최근에도 20조원을 넘나들고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이번 폭락으로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이슈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데다 투자자들이 실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라면서 “이러한 시장의 민감한 반응은 7월 마지막 주를 통과하며 줄어들 것이며, 7월말 S&P500 전체 실적의 약 60%가 마무리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