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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정치사의 발전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정통 야당 민주당과 현재의 새정치민주연합은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쳐 |
[미디어펜=이서영 기자] 2015년 9월 18일로 민주당은 창당 60주년을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환갑을 목전에 둔 연륜 있는 나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하고 한국 정치사의 발전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정통 야당 민주당과 현재의 새정치민주연합은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 역사에 민주당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해방 이후 시점이다. 이 민주당은 지주세력을 중심으로 태동해 이승만 대통령과 손잡고 대한민국 건국에 앞장섰다. 이후 부산 정치파동을 겪으며 민주당 창당에 앞장선 인물들은 이승만과 결별했다. 하지만 1960년 4·19를 경험할 때까지, 아니 심지어 1961년 5·16을 경험할 때까지 야당 민주당의 성격은 보수 성향에 가까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의 계보가 ‘좌파’라는 평가를 받게 된 것은 1987년 6·29 선언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화민주당을 창당하면서부터다. 이때 노동자와 농민들을 대변하는 정책들이 정강에 다수 삽입되자 사람들은 평민당을 좌익 계열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허나 ‘골수 좌익’이라고 볼 수 있는 경제학자 박현채는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관에 의문을 품으며 결별을 한 사실이 있다. 대통령 낙선 이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김대중이 1995년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 역시 창당 이후 ‘중도보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민주당의 역사가 ‘왼쪽 물살’을 급격하게 타게 되는 건 2003년 노무현 세력의 등장부터였다. 노무현 대통령 집권 이후 이른바 친노파들이 민주당 당권을 장악했고 2004년 총선 직전에는 연합공천 등으로 야권을 연대해서 이끄는 바람에 야권 전체가 좌편향 됐다는 평가를 받게 된 것이다. 이들은 심지어 통합진보당(민주노동당)과도 결탁한 사실이 있다.
2003년 친노세력은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면서 민주당에서 분당했다. 이후 2004년 대한민국은 탄핵 정국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다. 많은 사람들이 노 전 대통령을 탄핵하려고 했던 의원들이 한나라당 소속이었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탄핵소추안을 제출한 것은 새천년민주당이었다. 이들이 한나라당과 자유민주연합에 탄핵안 협조를 요청했던 것이다.
야권의 이와 같은 분열과 내홍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이후 한 번도 집권하지 못한 야당은 틈만 나면 ‘혁신’이나 ‘개혁’ 같은 단어를 내걸지만 단 한 번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개혁을 해낸 적이 없다.
창당 60년을 맞은 지금도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와 그 추종세력들은 ‘혁신안을 날치기 식으로 통과’시키는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같은 당에서 최고위원까지 지낸 조경태 의원이 “집단적 광기”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안타깝게도 민주당 60년의 역사는 분열과 반목, 그리고 권력을 향한 야합의 역사였다는 뼈아픈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 후배들은 대한민국 정치사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공자님 말씀에 나이가 60이면 이순(耳順), 그러니까 귀가 순해져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말을 객관적으로 듣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국민들의 수많은 요청과 까다로운 개혁 열망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그리고 개혁적으로 받아들여 정치사에 진정으로 기여할 수 있는 민주당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