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카카오 이번 일 계기로 윤리 경영 강화해야"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카카오가 정신아 대표를 컨트롤타워로 내세우며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위원장의 구속으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빠르게 잠재우고 경영 정상화에 총력전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인 카카오가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 정신아 카카오 대표./사진=카카오 제공


2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정 대표를 CA협의체 공동의장으로 선임했다. CA협의체는 카카오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공동체다. 현재, 카카오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해 2월 SM엔터테이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의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 위원 검찰에게 시세 조종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 받은 뒤 재판에 넘겨질 예정이다. 

카카오 최고 의사 결정자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카카오는 AI 등 신사업 진행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전문가인 정 대표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카카오엔터테이먼트·모빌리티 등 IPO(기업공개)도 미뤄질 전망이다. M&A(인수합병)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도 당분간 진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계열사 정리에도 제동이 걸렸다. 카카오는 ‘문어발 확장’ 이미지를 줄이기 위해 수익성이 낮은 계열사 정리를 진행 중이다. 최근 1년 동안 147개였던 계열사를 124개로 줄이는 등 체질개선에 집중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해당 작업이 지지부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정 대표를 컨트롤타워로 내세우며 현 사태를 빠르게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대표는 대내외 리스크 점검에 나서고 신사업 진행에 차질이 없게 하는 등 현 사태 정리에 나서고 있다.

또 오너의 부재로 인해 느슨해질 수 있는 계열사 별 시너지 창출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기존, 한 달에 한번 진행했던 그룹협의회를 주 1회씩 개최한다. 이를 통해 주요 경영 현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5일 정 대표는 그룹협의회를 진행하고 계열사들한테  쇄신 및 상생 프로젝트를 문제없이 진행해달라고 주문했다.

업계는 카카오가 큰 틀을 잡은 채로 경영을 이어나가야 오너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계열사 별 시너지 창출을 위해 회의를 자주 진행하는 것은 좋지만 큰 틀을 잡고 경영을 이어나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비상 경영 체제가 오너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정 대표가 김 위원장의 존재감을 지우기는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정 대표가 투자 전문가인 만큼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경영 쇄신에는 어울리는 인재"라면서도 "현재같이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을 다잡는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 대표가 사내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이번 일을 바탕으로 윤리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사태가 카카오의 기업 가치에 주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업 문화를 강화하고 그 동안 부족하다고 평가 받았던 기업 윤리 의식을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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