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인공지능(AI) 산업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지면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엔비디아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만큼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되살아 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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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산업이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지면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엔비디아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주식 4억9867만달러를 팔아 치웠다. 같은 기간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 평균(1383.29)을 고려하면 한화 기준 약 6898억원 규모다.
최근 1주일(20~26일)로 좁혀보면 매도세는 더욱 뚜렷해진다. 지난 한 주 동안 서학개미들이 내다 판 엔비디아 주식은 5117만5995달러에 달한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6월 한 달 동안 엔비디아 주식 11억2388만달러어치를 사들인 바 있다. 엔비디아는 순매수 1위, 보관금액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서학개미들의 사랑을 받아 온 엔비디아 주식에 대한 매도세가 거세진 건 미국 증시 호황을 이끌어 온 ‘매그니피센트 7’(M7)에 대한 실적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M7은 애플,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플랫폼스(페이스북 모기업), 테슬라, 엔비디아 등 미국 증시의 7개 대형 기술주를 일컫는다.
우선 테슬라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이미 실적을 발표했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는 2분기 주당순이익(EPS)가 0.52달러에 그쳐 시장 전망치(0.62달러)를 밑돌았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호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AI 투자 금액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수익성은 제한된 상황에서 비용이 너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엔비디아의 경우 아직 실적 발표 전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기술주 하락 여파에 주가가 지난 한 주동안에만 약 7.3% 내렸다.
이번 주에는 30일(현지 시간) 마이크로소프트를 시작으로 31일 메타, 내달 1일 애플, 아마존 등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엔비디아의 경우 다음 달 28일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발표되는 실적을 바탕으로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AI(인공지능) 기술주 모멘텀을 이끌던 장밋빛 기대가 비용과 이익이라는 현실의 영역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면서 “M7과 빅테크 기업들의 AI 관련 자본 지출 확대와 이익 기여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되며 기술주의 전반적인 하락을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론 실적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상황에서도 차익실현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번 주 빅테크 실적 발표에서 기대를 압도하는 실적이 나오지 않는다면 추가 하락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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