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전공의 107명 중 75명 사직 처리…20명은 사직 대기 중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의정 갈등 장기화로 전국에서 수련을 이어가는 흉부외과 전공의가 정원 107명 중 12명만 남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전공의 수련 현황을 공개하며 “현재 미래가 사라지는 초응급 상황이므로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전국 흉부외과 전공의가 정원 107명 중 12명만 남은 것으로 조사됐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학회가 이달 24일부터 26일까지 흉부외과 전공의 사직 현황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 107명 중 75명이 사직 처리됐고 20명은 보류 상태로 사직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복귀해 근무 중인 전공의는 1년차 3명, 2년차 2명, 3년차 1명, 4년차 6명 등 12명이다.

내년에 배출할 수 있는 신규 흉부외과 전문의는 최대 6명으로, 학회는 내년에는 전국의 전공의 수가 한자리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로 보면 흉부외과 전공의 12명은 대전·충남에 5명, 서울과 경북·대구에 각각 2명이 있다. 경기·인천, 경남·부산·울산, 전남·광주 등 세 지역에서는 각각 1명이 남았다. 강원·충북·전북·제주에는 1명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학회는 “신규 전문의 배출과 이를 통한 지역의료 활성화는 이미 붕괴됐고, 지역의 권역 심혈관센터나 응급의료센터도 작동할 수 없게 됐다”며 “향후 몇 년간 전공의 사직의 파장은 매우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학회는 흉부외과의 경우 이미 오랫동안 전문의의 희생을 바탕으로 전문의 중심 의료체계가 확립돼있긴 하지만 신규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으면 이마저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학회는 “수술 등 진료가 당분간은 유지될 수 있으나 신입 전문의 투입 불가로 지속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며 “전공의 12명으로는 연간 2만 건이 넘는 심장 수술과 폐암 수술을 완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입 전문의 배출 없이 전문의 중심병원은 불가능하다”며 “전공의들이 다시 꿈을 꾸고 환자 옆에 있을 수 있는 여건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희생은 미래의 심장병·폐암 환자들의 몫이 된다”며 “이제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죄이고, 시간이 없으므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