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을 했다. 숱한 논란 속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무슨 말을 했을까. 

홍명보 감독은 2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축구대표팀 사령탑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 선임을 처음 알리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13일 감독 선임 절차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홍 감독은 외국인 코치 선임 작업과 유럽파 대표선수들 면담을 위해 유럽 출장을 먼저 다녀와 이날 뒤늦게 취임 기자회견에 나선 것이다.

홍 감독 선임을 두고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축구계 안팎의 지적이 쏟아졌고, 홈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을 맡지 않겠다고 했다가 마음을 바꾼 점, 시즌 중 울산 HD 지휘봉을 내려놓고 대표팀 감독으로 옮긴 점 등을 두고 논란이 계속됐다.

   
▲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런 분위기 속 취임 기자회견에 나선 홍명보 감독은 준비해온 장문의 취임사부터 읽었다.

취임사에서 홍 감독은 울산 HD 팬들과 K리그 팬들을 향해 "저의 선택이 실망감을 드린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부터 했다.

이어 "실망하신 팬들에게 용서받는 방법은 내 자리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팬들의 양해를 구했다.

대표팀 감독 자리를 다시 맡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는"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거쳤고 (축구협회) 전무이사도 경험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체계적 유소년 시스템 및 적극적인 선수 발굴이 A대표팀과 한국 축구의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배웠다. 이후 K리그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K리그의 중요성도 경험했다"면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는 A대표팀이 선두에 서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개인 욕심이 아닌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점이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다시 도전하게 된 중요한 내적 동기"라고 설명했다.

대표팀을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존중, 대화, 책임과 헌신'을 강조한 홍 감독은 전술적인 측면에서는 "볼 소유로 경기를 컨트롤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당장 9월에 시작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에 철저한 대응과 준비를 하겠다며 팬들의 성원을 당부했다.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홍 감독은 유럽 출장 중 손흥민, 김민재 등 대표선수들을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묻자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팀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 대표팀에 바라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앞으로 내가 감독으로서 팀을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몇 가지 이야기를 했다"고 답했다. 

   
▲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응원과 지지보다는 논란 속에서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된 심경에 대해서는 "많은 우려와 비판 속에서 출발하게 돼 마음이 굉장히 무겁다"면서 "지금 비판들은 우리가 감수하면서 나아가야 할 것들이다. 항상 겸손하게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코치진 구성과 관련해서는 국내 코치 선임은 마무리 단계이고, 외국인 코치는 유럽에서 면접을 했지만 협상 중이고 계약 문제 등이 남아 있어 선임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대표팀 주장단 구성, 특히 손흥민에게 계속 주장을 맡길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홈 감독은 "손흥민 선수를 앞으로도 팀의 주장으로서 신뢰하고 앞으로도 해왔던 역할을 제시할 것"이라며 "다만 손흥민 선수가 너무 많은 부담감을 갖게 하지는 않겠다. 부담감을 조금씩 더 나눠서 그 선수가 경기를 잘할 수 있도록 하려는 생각"이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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