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서 포털 네이버 “기사 배열 인력 20명”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이재영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18일 오전 TBS 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에 출연해 포털사이트의 역할과 공정성 등을 놓고 견해차를 드러냈다.

여당은 양대 포털이 사실상 언론의 특성을 보이고 있어 사회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이같은 주장이 총선을 앞둔 ‘포털 길들이기’라며 맞섰다.

국회 정무위 소속인 이재영 의원은 ‘포털이 공정성을 잃고 있다’는 당의 입장과 관련, “포털이 새로운 방식의 콘텐츠 유통 부분 등에서 혁신을 이뤘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이 과정 속에서 전반적인 미디어 콘텐츠를 생성하는 쪽과 유통 간 균형이 깨졌기 때문에 사회적인 피해가 많다는 이야기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당 내 여의도연구원에 이번 연구보고서를 의뢰했다면서 “과연 포털이 언론이냐 아니냐 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이 결과물에 의하면 기사를 선택, 배열 등을 포털 자체적으로 하고 있어 언론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지난 3일 '포털 모바일뉴스 메인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발표해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어떻게 기사가 독자들에게 보여지느냐 찾아내는 과정 속에서 정부와 여당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야당의 경우보다 10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포털이 언론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 보고서의 주요 중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와 여당, 아니면 정치권에 대한 여러 언론의 비판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며 “여러 의견이 우리 사회에 있고 여러 언론이 있고 여러 기사들이 있는데 그 기사가 과연 형평성 있게, 공정하게 모든 오피니언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유통과정에서 그것이 왜곡되느냐 아니냐는 별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포털 길들이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말도 안 된다”면서 “얼마 전 광고주 협회에서도 포털에 관련해서 인터넷 언론의 폐해에 대해 성명서를 낸 게 있다. 이것은 우리 보고서가 나오기도 전이다”고 반발했다.

국회 미방위 소속인 최민희 의원은 여의도연구원의 보고서 자체가 “일정한 포털 길들이기 목적으로 만들어진 맞춤형 주문이다. 그런 목표에 맞추다보니 어설픈 대목이 너무 많다”고 맞섰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분석한 교수, 연구에 참여한 교수조차도 이번 연구결과를 가지고 포털이 친야당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이미 다른 인터뷰에서 고백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우선 기사의 긍정, 중립, 부정 성향을 나누는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하며 그 분석 대상을 정부·여당 대 야당으로 카테고리를 나눴기 때문에 “당연히 (비판) 기사가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포털이 기사 제목 등을 임의로 편집한다는 여당 측의 지적에 대해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제목이 길어서 화면에 다 안들어가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 아니냐”고 반박하며 “기사를 전부 분석한 것도 아니어서 참고할만한 보고서가 아니다”고 쏘아붙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여의도연구원 주최 포털 토론회에서 ‘악마의 편집’을 거론한 것에 대해서도 포털이 사람이 아닌 별도의 콘텐츠 자동 배치 시스템(알고리즘)으로 편집, 기사 배열을 하고 있다면서 “동의하기 어렵다”며 “왜곡된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포털이 언론이라서 포털에 개입할 법을 만들겠다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만일 포털이 언론이라면 (친새누리당 신문이라고 제가 평가하는) 조선일보 정도의 언론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곧이어 “종편들의 종일 되풀이되는 편파, 왜곡된 보도 문제는 이루 말로 다 할 수가 없다”며 “일부 수구 언론의 편파 왜곡 보도는 이미 사회적으로 공인된 사실”이라고 특정 매체를 몰아붙이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야당 측은 지난 10일 방송통신위원회 등 대상 미방위 국정감사에서 ‘TV조선’을 직접 거명하며 방송 관련 제재를 촉구한 바 있어 야당 역시 표현의 자유를 선택 적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이날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양대 포털 이사가 출석한 가운데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네이버 측이 제공하는 뉴스의 편향성 문제를 거론했다.

그가 "지난 6개월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연합뉴스 기사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이런 결과를) 알고리즘이 만든 것인가"라고 묻자 윤영찬 네이버 이사는 "우리가 (뉴스를) 배치하는 영역과 알고리즘이 하는 영역이 나뉘어있다"며 "뉴스 콘텐츠 배열 인력이 20명 정도 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