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8세, 민주당 대표 출마…"가치 외교보다 실익 외교…미래세대 경제영토"
"국회 산하 '국제전략연구처' 만들어 의원 300명에게 국제 정세 공유돼야"
"민주당, 차기 지선·대선 승리 위해선 미래세대 아픔 듣고 솔루션 내야"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만 38세. 거대 정당 대표 후보로는 젊은 축에 속한다. 김지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지난달 10일 "미래세대를 대표해 두려움을 무릅쓰고 당대표에 출마한다"며 원내 1당인 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평소 '진지하게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며 행동하는 사람이 진짜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가져 '도전왕'이란 별명을 가진 김지수 당대표 후보는 "입법부에도 외교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며 "여야가 힘을 모아 입법부와 국민, 국가를 위한 '국제전략연구처'를 신설해야 한다"고 의회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김지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사진=김지수 후보 캠프 제공


◇"국민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서는 국제 정세를 잘 파악해야"

김지수 후보는 지난달 31일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의원 300명 모두에게 국제 정세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공유해줄 수 있는 기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김 후보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한다.

중국 북경(베이징)대학교에서 정치학과 행정학을 복수전공한 김 후보는 미국으로 넘어가서 컬럼비아대학교 국제행정대학원에서 국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동북아 지역 정책 개발 등 외교 분야 싱크탱크인 여시재의 베이징사무소 소장을 지내기도 한 김 후보는 지난 2020년부터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직을 맡고 있다.

김 후보는 "우리 국민에 이익을 주기 위해서는 국제 정세를 잘 파악해야 한다"며 "국제 흐름을 잘 분석해야 하는데 주요 국가들의 무역 정책부터 해서 국제 관계를 잘 알아야지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전략연구처라는 민주당 것도 아니고 국민의힘 것도 아니고 제3당의 것도 아닌 중립적인 기관이어야 한다"며 "세계 경제·정치에 대한 동향을 다 모으는 '전략 컨트롤타워'가 되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후보는 현재 우리 외교가 정부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정권에 따라 외교의 폭이 크게 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외교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안보와 경제를 꼽았는데 정부가 이제 가치 외교가 아닌 실익 외교를 통해 우리의 경제영토를 보다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앞으로의 외교는 실익 외교가 될 것" "데이터의 싸움이 될 것이고 경제 외교를 잘 해야 하는 싸움이 될 것인데 중산층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통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전의 안보 상황과 지금의 안보 상황은 많이 변했고 경제력과 문화력 역시 예전에 비해 많이 변했다"며 "경제 외교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세계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판로를 열어주도록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 김지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당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사진=김지수 후보 캠프 제공


◇"여야, 싸우더라도 비쟁점 법안은 반드시 통과시켜야"

여야의 대치정국이 장기화되면서 지난 22대 국회 출범 이후 60일 동안 단 한 건의 법안도 공포되지 못했다. 

채상병특검법과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 만이 야당 단독 의결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고 국회 재의결 문턱을 넘지 못해 결국 폐기됐다.

김 후보는 이러한 대치 상황에 대해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법안 약 1만6000건이 결국 폐기됐는데 피해 보는 것은 당연히 국민"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사실은 쟁점 법안의 숫자는 그렇게 얼마 되지 않는다"며 "비쟁점 법안 중에서는 국가 안전에 관련된 것이 있고 소방, 재난 상황 매뉴얼, 산업에 관련된 것들이 있는데 이런 비쟁점 법안을 먼저 모아서 통과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김 후보는 미국 하원에 설치된 비쟁점 분야 법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구인 '문제 해결 협의체'(Problem Solvers Caucus)를 본뜬 기구를 우리 국회에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인의 목표는 공공 이익의 극대화인데 이는 쟁점 분야가 아닌 행정 분야, 즉 비쟁점 분야가 더 좋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싸울 땐 싸우더라도 비쟁점 법안 통과는 하는 것이 우리 정치 문화에도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여야 정치인들을 막론하고 너무 여의도에서만 있으려고 하면 안된다"며 "현장으로 가서 민생의 어려움을 진짜 직접 체감하고 민생법안을 비쟁점 법안화 해서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7월 28일 오전 충남 공주 충남교통연수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김지수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2024.7.28. /사진=연합뉴스


◇"미래 세대, 민주당뿐만 아니라 한국 정치 전체를 믿지 못해"

30대 정치인으로 본인도 'MZ세대'(1980년~2010년 출생자) 중 한 사람인 김 후보는 지역에서 열린 순회경선을 앞두고 미래 세대인 청년 당원들과의 만남을 자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김 후보는 "미래 세대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지금 한국 정치를 믿지 않는다"며 "그러니 정치에 대한 관심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래 세대에게 지금의 시기는 '불안의 시대'라는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김 후보는 "지금과 같은 상황을 초래한 것은 대한민국의 모든 정치인의 책임"이라며 "전당대회가 누구를 비판하는 것을 우선으로 여기는 것을 떠나 비전과 솔루션을 논하는 자리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을 이기기 위해서는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미래 세대의 아픔을 듣고 그것에 대한 솔루션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그럼에도 이번 전당대회를 겪으면서 민주당에게 희망적인 측면을 많이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년 전 내가 최고위원 선거를 출마했을 때 도와줬던 미래 세대 인사 중 30여명의 지역 의회 의원으로 당선됐는데 이들이 '아이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다'란 칭찬을 들었다"며 "'민주당의 유능한 미래 세대 정치인을 봤다'고 말을 건네주는 당원들도 많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래 세대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미래 세대 인재 양성에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정치권이 '희망의 정치'를 화두로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무엇보다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 곧 미래 세대의 기회를 지켜주는 것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전쟁이 일어나는 순간 지금까지 이뤄왔던 것은 다 무너진다"며 "지금의 위기를 기회의 한반도로 바꾸고 평화를 지켜서 우리 아이들과 미래 세대 구성원들에게 더욱 기회가 될 수 있는 땅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