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이 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면서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막차 수요를 자극한 결과로 분석된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속도 조절을 위해 지난달 대출금리를 줄줄이 인상했지만, 인상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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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이 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면서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막차 수요를 자극한 결과로 분석된다./사진=김상문 기자 |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월 말 기준 715조73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 708조5723억원 대비 7조1660억원 증가한 규모다. 지난 2021년 4월(9조2266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가계대출은 지난 4월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매달 증가 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 은행의 월간 가계대출은 4월 4조4346억원, 5월 5조2278억원, 6월 5조3415억원, 7월 7조1660억원으로 4개월 연속 증가 폭이 확대됐다.
가계대출을 견인한 것은 주택담보대출이다. 이들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6월 말 552조1526억원에서 7월 말 559조7501억원으로 한 달 만에 7조5975억원 늘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수심리가 살아나며 집값이 일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가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압박에 지난달 대출금리를 줄인상했음에도, 대출 증가 속도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고 나섰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신한은행은 오는 7일부터 주택 관련 대출금리를 인상한다.
우리은행은 주담대 고정금리(5년 기준) 대출을 최대 0.3%포인트(p) 인상한다. △영업점 창구 아파트 담보대출(갈아타기) 0.03%p △영업점 창구 아파트 외 주택 담보대출 0.30%p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갈아타기 포함) 0.20%p △비대면 연립·다세대 주택 담보대출 0.15%p 등이다. 전세자금대출 상품인 ‘우리전세론’의 고정금리(2년 기준)도 0.10%p 인상한다.
신한은행도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3%p 인상한다. 일반 주담대 금리는 △0.3%p △갈아타기(대환) 서비스를 통한 주담대 금리(금융채 5년물 기준)는 0.09%p 인상된다. 전세자금대출 금리 역시 보증기간과 지표금리에 따라 0.1∼0.3%p 인상할 계획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 15일과 22일 은행채 3년·5년물 기준 금리를 0.05%p씩 올렸고, 29일에도 주담대 금리를 최대 0.3%p 인상한 바 있다. 이번 금리 조정을 포함하면 약 20일 만에 네 차례나 대출금리가 오르는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 변동성에 대응하고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추가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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