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쌓은 일감 실적에 반영되면서 매출 급성장
수익률 높은 수출 확대에 영업이익도 ‘쑥’
하반기에도 K9 자주포·천무·K2 전차 등 줄줄이 수출 예정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방산업계의 수출이 올해 들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해외에서 쌓아놓은 일감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하반기에도 수출은 꾸준히 이뤄질 예정이다. 수출은 국내 사업보다 수익률이 높은 만큼 올해 방산업계의 실적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오른쪽)와 K10 탄약운반차./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폴란드 중심으로 상반기 수출 확대

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상반기 지상방산 부문에서 1조658억 원을 수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090억 원보다 75% 늘어난 수치다. 특히 2분기에 K9 자주포 6문과 다연장로켓 천무 18대가 폴란드에 납품되면서 수출이 증가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상반기 완제기 수출 241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806억 원에서 약 세 배 증가했다. 이는 2025년과 2026년에 각각 폴란드와 말레이시아로 납품 예정인 FA-50이 매출로 인식된 영향이다. 

LIG넥스원 역시 수출이 늘어났다. 상반기 수출은 4079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929억 원 대비 111.5%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17.7%에서 올해는 29.8%로 12.1%p(포인트) 높아졌다. 

현대로템은 수출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출이 늘어났다.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방산) 부문 상반기 매출은 88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7444억 원보다 18.6% 증가했다. 매출이 증가한 것은 폴란드로 수출하는 K2 전차 물량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방산업계의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해외에서 수주한 물량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고 있어서다. 

특히 수출은 매출 증가에도 기여하지만 국내보다 수익률 더 높다는 점에서 영업이익 증가로도 이어졌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출이 늘어난 2분기 영업이익 3588억 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KAI도 2분기 영업이익 74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85.7% 급증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2년에 폴란드에서 수주한 물량이 순차적으로 납품되면서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며 “KAI는 지난해까지 폴란드에 12대를 납품하면서 1차 수출이 마무리됐지만 내년 다시 수출이 시작되면 실적은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3년치 이상 일감 확보…“수출 확대 이어간다” 

하반기에도 방산업계의 수출은 이어질 전망이다.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납품 K9 자주포와 다연장 로켓 천무와 함께 이집트 K9 자주포 개발 등이 반영되면서 상반기보다 수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K9 자주포 60문 이상, 천무도 30대 이상 인도될 예”이라며 “이집트 K9 자주포 개발 매출은 물론 폴란드 외 기타 물량들도 있어 상반기 대비 인도 물량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도 올해 하반기에만 38대의 K2 전차를 폴란드에 출고할 계획이다. 상반기에 폴란드에 수출된 K2 전차가 18대인 점을 감안하면 수출 실적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KAI 역시 하반기에도 폴란드와 말레이시아에 수출하는 FA-50이 매출로 인식될 전망이다. 특히 폴란드에 수출하는 FA-50은 2025년부터 36대가 출고될 예정이다. LIG넥스원도 중동에서 수주한 물량들이 점차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도 방산업계의 수출은 우상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해외에서 수주를 늘리면서 3년치 이상 일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수출이 늘어나면서 실적 역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수주하는 물량은 국가 차원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대부분 정해진 사업”이라며 “아직도 수출 물량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실적도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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