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금까지 실업률 증가‧경기침체 우려 등 나쁜 뉴스를 오히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호재로 인식하며 상승률을 높여온 미국 증시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나쁜 뉴스를 나쁘게(bad is bad)’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표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밤 미국 증시는 바로 그러한 분위기 변화를 암시하며 폭락했고, 한국 증시 역시 저점을 낮추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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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밤 미국 증시가 폭락하고, 2일 개장한 한국 증시 역시 저점을 낮추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미 증시 폭락으로 한국은 물론 아시아 증시가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우선 이날 오전 11시20분경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20% 급락한 2688.80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 역시 전일 대비 3.10% 하락한 788.35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국 뿐 아니라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 역시 이날 오전 5% 넘게 급락해 3만6175 전후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특히 반도체 제조장치를 만드는 도쿄일렉트론 주가는 10% 넘는 낙폭을 나타내고 있다.
원인은 미국에서 비롯됐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적으로 부각되면서 미 증시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4.82포인트(-1.21%) 떨어진 4만347.97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7%, 나스닥 지수는 무려 2.30% 하락하며 우려를 더했다.
미 증시 하락의 단초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서부터 비롯됐다. 신뢰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이 수치가 46.8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48.8을 하회한 것이다. 0~100 사이에서 움직이는 PMI는 50 미만일 경우 업황이 수축 국면에 있다는 것을 뜻한다.
지금까지 PMI가 시장 예상치보다 낮게 나왔을 경우는 반드시 증시가 나쁘게 작용하진 않았다. 경기둔화 신호가 오히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연결되면서 ‘나쁜 뉴스=좋은 뉴스(bad is good)’라는 독특한 논리가 꽤 오랫동안 기능해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오는 9월 금리 인하 단행을 예고하면서부터 사뭇 다른 분위기를 내포하기 시작했다. 특히 파월 의장이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하)’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한 부분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키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지난밤 터져나올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이날 글로벌 증시의 하락은 기준금리 9월 인하를 현실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시장이 고용시장 둔화 등 경제 전반의 악재를 ‘있는 그대로 나쁘게’ 해석하기 시작한 전환의 모멘텀으로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 리서치부부장은 “다음주 중 엔화 강세가 진정되고 미국 빅테크 주가와 나스닥 반등세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저점대비 90포인트 반등세를 보인 코스프의 등락은 불가피하나 지난달 10일 이후 낙폭과대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2차전지 등의 트레이딩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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