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에 증시 불확실성 이어지며 채권가격 '급등'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발(發) 주식 시장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채권 시장은 반등하고 있어 주목된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주 국내외 증시는 근래 보기 드문 변동성 장세를 나타냈다. 시작점은 물론 미국이었다. 파죽지세로 상승하던 빅테크 업체들의 상승세가 일제히 꺾이면서 나스닥‧S&P500 지수의 그래프도 흐름이 달라졌다. 대신 부각을 받을 것으로 보였던 중소형주 러셀2000 지수 역시 기대만 못한 흐름을 나타내며 방향성이 흐릿해진 모습이다.

   
▲ 지난 한 주 국내외 증시는 근래 보기 드문 변동성 장세를 나타냈다. 시작점은 물론 미국이었다./사진=김상문 기자


이 흐름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은 이른바 ‘경기침체 우려’로 진단된다. 아직까지 미국 경제가 침체 수준에 도달했다는 징후는 없다. 하지만 현재의 흐름대로라면 침체가 올 것이라는 공포감이 우선 증시에 선반영된 모습이다. 일각에선 지난달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한 차례 낮췄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된다.

미국의 7월 실업률은 4.3%를 기록하며 최근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허리케인 영향이 있었다지만 큰 틀에서 상승 기조에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8를 기록해 예상보다 부진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시간으로 월요일 밤에는 ISM이 내놓는 지난달 비제조업 PMI와 S&P글로벌이 발표하는 서비스업 PMI가 나온다. 만약 이 수치에서도 경기침체 분위기가 감지될 경우 주식시장의 투자 심리는 한 차례 더 휘청일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반대로 부각 받는 시장이 있다. 채권시장이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3대 지수가 2% 안팎의 낙폭을 기록하는 동안 국채가격은 급등(수익률 급락)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경기침체에 대비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3.97%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대로 떨어진 건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이다. 

국내 채권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매수했으나 오랫동안 침체를 면치 못했던 미국채 20년 레버리지 3배 ETF(TMF)가 하루에 무려 9% 급등한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어느 정도의 조정은 불가피하겠으나 차트상으로는 상승세로 방향을 잡은 모습을 보여준다.

시장의 관건은 향후 전망이다. 한동안 혼탁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너무 느리게 반응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연준이 첫 금리 인하 시점으로 잡고 있는) 9월까지 기다리면 운신의 폭이 더 좁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연준이 이달 중 비상회의라도 열어서 금리인하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문까지 나오고 있으나, 이 경우 경기침체 징후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시그널로 간주되며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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