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의 기류가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에서 크게 요동쳤다.
수석최고위원을 향한 경쟁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정봉주 후보에 역전을 거두며 선두로 치고 나간 가운데 하위권에서 맴돌던 한준호·민형배 후보는 지역 당원들의 지지를 얻으며 당선권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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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인 김민석, 정봉주 후보가 8월 4일 전남 나주종합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전남 지역 합동연설회 시작 전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8.4./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4일까지 치러진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결과 김민석 후보는 투표에 참여한 권리당원 18만9153명 중 6만6507명의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라섰다. 정봉주 후보는 5만9057명의 선택을 받아 2위로 한 단계 내려 앉았다.
김 후보의 득표율은 17.58%, 정 후보의 득표율은 15.61%로 두 후보 간 격차는 1.97%포인트다.
지난달 28일 충북 지역 경선이 마무리된 시점까지 정 후보는 19.0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17.16%였던 김 후보를 1.87%포인트 리드하고 있었다.
하지만 'DJ(故 김대중 전 대통령) 적자'로 불리는 김 후보는 호남 지역에서 정 후보를 비교적 큰 폭의 득표율 차로 앞서면서 마침내 역전에 성공했다.
김 후보는 지난 3일 열린 전북 지역 경선에서 1만3378표(19.00%)를 얻어 9328표(13.25%)를 얻는데 그친 정 후보를 앞서며 0.24%포인트 차이의 선두에 등극했다.
이어 이날 오전 열린 광주 지역 경선에서도 9071표(17.42%)를 얻어 6031표(11.58%)를 기록한 정 후보에 3000여표차로 앞섰고 이날 오후 열린 전남 지역 경선에서는 1만2554표를 얻어 8756표를 얻은 정 후보에 3798표차 리드를 보였다.
호남 지역 경선에서도 나란히 친이재명(친명)계인 두 후보는 각각 '이재명 변호인'을 자처하면서도 서로의 약점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김 후보는 지난 3일 전북 지역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과거 정 후보의 잇단 막말 논란을 겨냥해 "쉴새없이, 실언없이 해봤다"며 "지도부에 이재명 대표 옆에 내가 있는 것이 든든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 역시 같은 자리에서 "지난주 경선에서 나를 바짝 쫓아오고 있는 김 후보에게 '찔끔찔끔 쫓아오지 말고 확 뒤집어엎어라'고 이야기했는데 주위 많은 사람들이 '정봉주 이제 됐나보네'라고 하며 찍지 않겠다고 한다"며 "갖고 있는 투표 중 남은 한 표는 나에게 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와 정 후보는 각각 서울 등 수도권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후보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오는 10일과 17일 열리는 경기와 서울 지역 경선 결과에 따라 수석최고위원 향방이 사실상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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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인 민형배, 한준호 후보가 8월 4일 전남 나주종합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전남 지역 합동연설회 시작 전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8.4./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런 가운데, 이번 호남 지역 경선에서는 하위권 후보들의 '대반격'이 시작되기도 했다.
전북 지역 경선에서는 전북 전주 출신 한준호 후보가 1위를 기록했고 광주와 전남 지역 경선에서 전남 해남 출신으로 광주 광산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민형배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순위 변화는 더욱 극적이었다. 특히 전북 지역 경선에서 1만4980표를 얻은 한 후보는 다음날 광주와 전남 지역 경선에서도 6074표, 9036표를 각각 얻으며 지난주 6위에서 이번주 3위로 안착했다.
지난주까지 전체 8명 중 7위였던 민 후보 역시 이날 광주에서 1만4458표, 전남 지역에선 1만5655표를 얻으며 누적득표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렸다.
두 후보 모두 5명을 뽑은 최고위원 경선 구도에서 당선권까지 순위를 상승시킨 것이다.
하지만 두 후보의 경우 호남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저조한 성적을 면하지 못했던 만큼 앞으로 남은 경기, 대전, 세종, 서울 지역 경선 결과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북 지역 경선 현장에서 만난 지역 당원 박 모씨(60)는 미디어펜 기자와 만나 "호남 지역 특유의 정서가 있기 때문에 두 후보를 밀어줄 수 있을지 몰라도 이런 흐름이 다른 지역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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