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판곤 감독이 28년 만에 사령탑으로 친정팀 울산 HD로 복귀하면서 '우승'을 외쳤다.

김판곤 울산 신임 감독은 5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 1층 강당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울산 구단은 지난달 28일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며 팀을 떠난 홍명보 전 감독 후임으로 김판곤 전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이미 울산 선수단을 지휘하고 있던 김판곤 감독은 이날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 앞서 김판곤 감독의 선수 시절 영상과 공식 인터뷰, 훈련 장면이 차례로 공개됐다. 이어 김광국 대표이사의 환영사, 김 감독의 취임 소감 발표, 취재진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 김판곤 울산 신임 감독(오른쪽)이 취임 기자회견에 앞서 김광국 대표이사에게 유니폼을 전달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울산 HD 공식 홈페이지


김판곤 감독은 “울산은 K리그1 및 코리아컵 우승 경쟁을 하고 있으며, 항상 그래왔듯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목표로 준비하는 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도 상당히 큰 동기로 작용했다.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울산이 제 친정팀이기도 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관심 있게 봐왔다. 선수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제 잠깐이나마 연습경기를 해봤는데 더욱 많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제가 요구하는 스타일과 전술적인 부분에 있어 적합한 선수를 찾고, 조합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감독으로서의 목표도 언급했다. 김판곤 감독은 “선수들이 갈증을 갖고 ‘우승해야겠다, 클럽월드컵 16강을 가야겠다’는 이런 구체적인 목표를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 제 개인적으로는 리그 우승, 코리아컵 우승,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 목표다. 처용전사(서포터스)에게 기쁨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판곤 울산 감독, 취임 기자회견 일문일답]

- 취임 소감은?

기자회견에 참석해 주신 미디어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28년 전 겨울 상당히 무거운 마음과 아쉬움을 가득 안고 울산을 떠났다. 28년이 지나 울산 감독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제 개인적으로 상당히 영광스럽고, 기쁘기도 하지만 책임감도 갖고 여기 앉았다.

제가 27년 전 지도자를 시작했다. 당시 갖고 시작한 모토가 하나 있다. 지나가는 하나의 감독이 아닌 '바로 그 감독'이 되겠다는 것이었다. (선수로서) 많은 지도자를 경험해 봤지만 제 나름대로 배고픔이 있었고, 더욱 나은 감독이 돼 선수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그렇게 길을 걸어온 게 오늘까지 27년 걸렸다.

선수 시절 별명이 '바람의 파이터'였다. 최배달 씨가 '도장 깨기'로 유명한데 저 역시 지도자를 시작하고 지금껏 도장 깨기를 하는 기분이었다. 가는 모든 곳이 처음이었고,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모든 걸 극복하고 오늘 이 자리에 왔다. 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는 걸 알고 있다. 이번에도 도장 깨기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감을 갖고, 책임감 있게 최선을 다해 구단과 팬분들이 기대하는 모든 것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격려 부탁드린다.

- 울산에서 어떠한 도장 깨기를 해나가고 싶은지.

저는 항상 도전자 입장이다. 일천한 경력을 지니고 홍콩 국가대표팀 감독이 될 때 모든 사람이 약간의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첫 대회인 동아시안컵 2차 예선에서 북한을 눌렀고, 이후 동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돼서도 똑같은 시선이 있었다. 저는 최선을 다했고,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감독 시절에도 역사에 남을 법한 기록을 남겼다.

울산 또한 K리그1 및 코리아컵 우승 경쟁을 해나가고 있고, 항상 그래왔듯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우승을 목표로 준비하는 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도 상당히 큰 동기로 작용했다.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저는 항상 K리그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먼저 (K리그에) 오겠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느 구단이 되든 때를 기다리고 있었고, 부름이 왔을 때 응답했다. 저는 어디를 가든지 그 위치가 제 역량을 모두 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홍콩 감독을 할 때도 제 역량을 높이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금도 부족할 수 있지만 좋은 감독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 김판곤 울산 신임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울산 HD 공식 홈페이지


- 짧게나마 선수단을 만났고, 훈련을 지도했는데?

어제를 포함해 (훈련) 세션을 4번 진행했다. 선수들과 같이 해보니 질적으로 우수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홍명보 전임 감독님께서 팀을 잘 성장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나 구성 면에서 안정적이고, 선수들 성품도 좋았다. 저는 팀을 어떻게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것인지 고심해 봐야 할 것 같다.

- 시즌 중도에 부임했는데 후반기를 어떻게 꾸려 나가고 싶은가?

어제 선수들과 어떠한 방식과 철학으로 승리를 추구할 것인지 이야기를 나눴고, 제 신념을 전해줬다. 저는 능동적인 공격 전개와 주도적인 수비 리딩을 추구하고 있다. 이 두 가지를 바탕으로 경기의 1분부터 90분까지 지배하고, 통제하며 승리를 가져오겠다. 전임 감독의 좋은 모습은 이어갈 것이지만 개인적으로 공격적인 수비를 좋아한다. 팬분들이 더 좋아하실 수 있게끔 팀을 다이나믹하게 만들고, 상대 실수를 기다리기보다 유발하는 축구를 하겠다.

전술 변화에 대해서는 (선수들에게) "울산 선수 개개인의 수준은 대표팀급 아닌가. 여러분이 대표팀에 잠깐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대표팀은 3일 준비해서 4일 차에 경기해야 한다. 내가 제시하는 전술적 제안을 빠르게 습득해 경기를 치르는 역량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저는 선수들이 얼마든지 그렇게 반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저 역시 대표팀을 운영해오면서 짧은 시간 내에 소통하고 명확한 축구를 만드는 것은 자신 있다.

울산이 제 친정팀이기도 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관심 있게 봐왔다. 선수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제 잠깐이나마 연습경기를 해봤는데 더욱 많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제가 요구하는 스타일과 전술적인 부분에 있어 적합한 선수를 찾고, 조합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 K리그 무대 정식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은 처음이다.

K리그는 1위부터 12위까지 언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치열한 구도다. 전력 차가 난다 해도 눈에 크게 띄지 않는다. 매 경기 상당히 힘들고, 숨 막히는 경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노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저는 K리그를 보며 수동적이고, 소극적이며 상대 실수를 기다리는 수비에 부정적 인상이 있었다. 트렌드가 주도적으로 바뀌어 나가고 있다고 하지만 공격적 측면에서는 애를 쓰는 지도자가 많은 반면 능동적인 수비를 하는 팀은 보지 못한 것 같다. 울산은 K리그 리딩구단이기 때문에 전술적 방향부터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울산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 요인이 있다면?

대표팀 감독을 계속해서 경험하는 시점에 생각해 봤다. 친정팀으로서 울산을 한번 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다만 시간을 갖고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좋은 시점이었으면 했다. (시즌 중도 부임이) 걸림돌이기는 했지만 우승 전력과 ACL 진출 등 동기부여와 무엇보다 좋은 경기력을 끌어내고 말겠다는 제 마음가짐이 있었기 때문에 크게 염려되지는 않았다. 제가 부산아이파크 감독대행 시절 22경기 못 이긴 팀을 4연승으로 분위기 뒤집은 경험도 있다. 27년간 쌓아온 경험이 (부정적 요소를) 커버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 KFA 대표팀감독선임위원장 당시 사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에는 기존 코칭스태프진과 일을 하게 됐는데.

(감독) 사단이 함께 움직이는 건 매우 중요하다. 물론 제 상황은 그렇지 않다. 앞서 사단을 이끌어본 적도 없다. 요소, 요소 전문가를 모셔와 제가 교육을 하고, 원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기존 코칭스태프진이라고 해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연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경수 수석코치는 제가 KFA 대표팀감독선임위원장 시절 직접 대학선발팀 감독으로 선임했고, 모니터링한 바 있다. 조광수 코치는 정보위원으로 있을 때 소통한 적 있다. 이케다 세이고 코치와는 부산아이파크와 홍콩에서 일을 같이했다. 대부분 소통이 잘 되는 관계이고, 저는 명확하게 전달을 하는 편이다. 각 포지션마다 역할과 임무, 책임에 대해 명확하게 솔루션을 제공하기 때문에 일사분란하게 잘 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 감독님께 가장 큰 영감을 준 지도자가 있다면.
처음에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축구에 상당히 빠져 있었다. 영업 비밀이기는 한데 그분이 추구하는 승리 비법에 있어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이 많았다. 그 부분은 지금 제 축구 철학에 반드시 넣어놓았고, 게임 모델에 들어 있다. 퍼거슨 감독의 전술적 역량뿐 아니라 선수를 관리하고 전체 구단을 관리하는 그런 부분에 있어 매니저라는 이미지를 줬기 때문에 어떤 한 사람, 코치 이상으로 매니저로서 큰 틀에 여러 가지 시각들을 크게 볼 수 있는 그런 역량을 자꾸 키우려고 애를 썼다.

- 울산 사령탑으로서 이뤄내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울산이 지난 3년 반 동안 상향곡선 그어가며 가는 것이 시즌 초반부터 꺾였다는 느낌이 들기는 했다. 그 부분을 커버하고 상향곡선을 그을 수 있도록 전력을 가다듬겠다. 고참이면 고참의 역할이 있고, 중고참은 중고참의 역할, 어린 아이들은 어린 아이들의 역할이 있다. 나이대별로 리더십 있는 선수들도 볼 것이다. 선수들이 하고 싶으면 우리는 도와주는 사람이다. 감독은 동기부여를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거고 훈련을 제공해 이길 수 있는 능력을 높여주는 직업이다.

선수들이 갈증을 갖고 '우승해야겠다', '클럽월드컵 16강을 가야겠다' 이런 구체적인 목표를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 제 개인적으로는 리그 우승, 코리아컵 우승,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 목표다. 처용전사에게 기쁨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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