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조선업계가 인력난에 시달리면서 올해도 외국인 고용이 늘었다. 대규모 일감을 쌓으면서 내국인 고용에 나섰지만 어려움이 따르자 외국인 고용을 확대한 것이다. 여전히 3~4년치 일감이 남아있는 상태인데다가 인력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국인 채용은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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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1도크 전경./사진=한화오션 제공 |
6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 빅3(HD현대·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외국인 근로자 수는 1만79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1만5200명에서 17.8% 증가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HD현대 조선3사(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는 1만300명의 외국인을 고용해 조선 빅3 중 가장 많았다. 이어 삼성중공업이 4000명, 한화오션은 3600명을 고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조선업계가 외국인 고용을 늘리고 있는 것은 인력난 때문이다. 지난 2022년부터 일감을 쌓아온 조선업계는 본격적으로 선박 건조 일정이 빡빡해지면서 추가 인력이 필요해졌다. 내국인 고용에 먼저 나섰으나 만족할 만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했고 차선책으로 외국인 고용에 나섰다.
조선소 현장에서도 외국인 고용을 통해 인력난이 일부 해소됐다는 분위기다. 지난해까지도 조선소에서 일손 부족을 호소했지만 현재는 급한 불은 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업무에 대한 숙련도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체들은 직무 교육을 통해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기번적인 역량을 갖춘 상태로 조선소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최근 HD현대중공업에서 스리랑카 출신 현장반장이 한국인 9명을 포함해 총 28명의 작업자를 이끌 정도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숙련공 역할도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에서도 외국인 근로자가 현장반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선소 현장은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며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늘어나면서 기존에 일하던 근로자들의 피로감도 덜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조선업계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은 이어질 전망이다. 조선업계는 대규모 일감을 장기간 확보하고 있으며, 현재도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력난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최근 들어서도 선박 납기 일정이 연기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지난 6월 말 납기였던 컨테이너선 4척을 약 5개월 늦춰 인도하기로 했다.
정부에서도 외국인 고용 확대를 위해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들어 인도네시아에 ‘해외 조선 인력센터’를 열었다. 이를 통해 국내 조선소에서 일할 근로자들을 현지에서 먼저 교육하고, 한국에 입국하면 곧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선 센터는 향후 3개월간 30~40명을 대상으로 한국 조선사들이 요구하는 용접 기술과 안전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인도네이사 외에도 다른 국가로도 확장될 계획으로 국내 조선업계 인력난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소 현장 업무 힘들다는 인식이 있어 내국인 근로자들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감이 쌓인 상태에서 외국인 근로자 고용 확대가 건조 납기를 맞추는 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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