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따낸 안세영(22·삼성생명)이 귀국길에 올랐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큰 환영을 받으며 귀국해야 할 안세영이지만 관심은 온통 그의 '발언'에 집중되고 있다.

안세영은 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출국하기 전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그는 "제 입장은 한국 가서 다 얘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지금 많이 복잡하다. 한국에 가서 이야기해 드리겠다"고 쏟아지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한국 도착 후로 미뤘다.

   
▲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후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 운영의 문제점에 대해 폭로성 발언을 한 안세영이 귀국길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그는 "많은 선수가 축하받아야 할 자리인데 축하받지 못하는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면서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비치는 것 같다. 축하받아야 할 선수들은 축하받아야 한다"고 자신의 '작실발언'으로 인해 이번 대회에서 열심히 싸우고 메달도 딴 동료들이 제대로 축하받지 못하는 분위기가 된 데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안세영은 지난 5일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28년만에 올림픽 배드민턴 단식에서 따낸 금메달이니 보통 경사가 아니었다.

그런데 안세영은 금메달의 기쁨을 누리기에 앞서 가슴에 담아뒀던 말을 했다. 지난해 자신이 심각한 부상을 당했을 때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실망스러운 조치, 전담 트레이너를 둘러싼 갈등 등을 얘기하면서 대표팀을 떠날지 모른다는 폭탄 발언까지 했다.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 스타이자 자랑스런 올림픽 금메달을 딴 선수가 그 직후 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 운영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대표팀과 결별까지 시사했으니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안세영은 6일 코리아하우스에서 진행된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도 불참했다. 안세영의 불참을 두고도 대한체육회는 선수 본인 의사에 따른 결정이라고 했지만, 귀국길에서 안세영은 "저한테는 다 기다리라고 하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하는데, 저도 지금 아무것도 모르겠다"며 다른 늬앙스의 얘기를 했다. 

안세영의 작심발언이 일으킨 파장은 커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배드민턴협회를 상대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겠다고 했으며, 대한체육회도 배드민턴대표팀 지도자들에게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측은 안세영 논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으며,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은 선수단과 다른 비행기 편으로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균 배드민턴대표팀 감독은 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말씀드릴게 없다"고만 답하고 탑승했다.

안세영은 한국에 돌아온 후 다 얘기를 하겠다고 했다. 부상을 극복해가며 영광의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안세영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은 어떻게 했길래 안세영의 폭로성 발언을 유발하게 된 것일까.

금메달과 함께 '말폭탄'을 안고 귀국하는 안세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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