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대출금리 줄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대출수요는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시중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3년 3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금융당국은 향후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관리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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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대출금리를 줄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대출수요는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사진=김상문 기자 |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최근 한 달 사이 주택 관련 대출 가산금리를 최대 4차례 인상했지만, 부동산 시장 회복에 맞물린 대출수요를 막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3%포인트(p) 추가 인상한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주담대 금리를 3차례 상향 조정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8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인상한다. 이에 따라 ‘변동·혼합 KB주담대’와 ‘KB일반 부동산담보대출’ 금리는 각각 0.3%p 오른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2일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0.3%p 끌어올렸다. 지난달 3일과 18일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2%p 인상한 데 이어 29일에는 대환대출과 다주택자 주담대를 제한했다.
우리은행도 오는 12일부터 대면·비대면 아파트 주담대를 포함해 연립, 다세대 등 주담대 금리를 0.1~0.4%p 추가 인상하고, 2년 고정금리 전세자금 금리도 최대 0.25%p 올린다.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지난 2일까지 주택 관련 대출 금리를 세 차례 인상했다.
대출금리 줄인상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5조7383억원으로 전월 말(708조5723억원) 대비 7조1660억원 늘었다. 지난 2021년 4월(9조2266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증가 폭도 4월 4조4346억원, 5월 5조2278억원, 6월 5조3415억원, 7월 7조1660억원으로 매달 확대되고 있다. 가계대출을 견인한 주담대는 한 달 새 7조5975억원이나 불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수심리가 살아나며 집값이 일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가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현재 진행중인 가계부채 대응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오는 9월 시행 예정인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 시행과 함께 단계적인 확대 적용을 DSR중심의 관리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금융리스크 점검회의’에서 “우리 금융시스템이 외부 충격에 취약한 근본적인 요인이 주요국에 비해 높은 부채비율과 부채 의존성에 있다”면서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역동성 회복, 금융안정을 위해 부채 중심의 구조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부채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긴 시계(視界)에서 연착륙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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