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외 증시가 급격한 변동성 장세에 접어들면서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에 다시 한 번 불이 붙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물론 대통령실까지 관련 논의를 정면으로 끌어오며 정국의 초점이 다시금 이 이슈로 옮겨붙는 모습이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내 여론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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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증시가 급격한 변동성 장세에 접어들면서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에 다시 한 번 불이 붙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세가 또 다시 화제의 초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권이 공세를 취하고, 같은 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야권은 다소 수세에 몰리는 모습도 포착된다. 대통령실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대한 국회의 ‘전향적 논의’를 공개 촉구하며 이슈를 한 번 더 쟁점화 했다.
금투세는 일정 금액이 넘는 금융투자소득(국내 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에 세금을 매기는 제도로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으나 현재 유예 상태다. 주식시장 내부에서는 금투세 대상이 되는 소위 ‘큰손’들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결과로 연결돼 궁극적으로 모든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국내 증시가 선진국 대비 지나치게 체력이 약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지적이 함께 나온다.
대통령실은 지난 7일 직접 입장문을 내면서 “정부가 제안한 금투세 폐지 방침에 대해 국회에서 전향적 자세로 조속히 논의해 달라”고 밝혀 초점을 집중시켰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국민 대다수가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는 상황에서 제도 시행 여부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부연했다.
“주가 하락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는 금투세 시행이 강행될 경우 대부분이 중산층인 1400만 일반 국민 투자자가 피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논리는 다수 투자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바이기도 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역시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금투세에 대해 다시 한 번 언급하며 "주식시장 큰손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1400만 개미투자자만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하면서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더 늦으면 국민들에게 큰 피해가 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맞은 편인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시행하기로 한 제도를 여러 차례 유예하다 결국 폐지하는 것은 ‘부자 감세’라는 반론도 만만치는 않다. 흥미로운 것은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지속적으로 금투세 개편 목소리를 내며 색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이 후보가 오는 18일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될 경우 금투세 관련 여야 협상이 유예 혹은 폐지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단, 당 내부의 이견을 어떻게 조율할지는 여전히 관건이다.
예를 들어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지난 7일 당내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주식 투자자의 1%에 불과한 초거대 주식 부자들의 금투세를 폐지하면 내수경제가 살아나느냐”고 말해 다수 투자자들부터 빈축을 샀다.
결국 진 의장의 개인 블로그에는 투자자들의 반박과 재반박 댓글이 수천 개나 달렸고, 이날 오후 진 의장은 다시금 글을 올려 ‘금투세에 대한 오해’를 설명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도 진 의장은 “금투세 도입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이란 우려는 일종의 기우”라고 전제하면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해당 국가 주식시장의 수익성을 보지 세금 여부로 투자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유지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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