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여자 태권도에서도 금빛 낭보가 전해졌다. 김유진(23·울산광역시체육회)이 여자 57kg급에서 강호들을 잇따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유진은 9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를 2-0(5-1, 9-0)으로 격파하고 금메달의 기쁨을 누렸다.

   
▲ 김유진이 태권도 여자 57kg급 금메달을 딴 후 태극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대한태권도협회 공식 SNS


전날 남자  58㎏급 박태준(경희대)의 금메달에 이어 김유진도 금메달을 획득함으로써 대한민국은 오랜만에 태권도 종주국의 위세를 떨쳤다. 또한 김유진은 2008 베이징 올림픽 임수정 이후 16년 만에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김유진의 금메달은 크게 기대하기 힘들어 보였다. 김유진의 세계랭킹은 24위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과정도 험난했을 뿐 아니라 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상위 랭커들을 계속 꺾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유진은 무서운 기세로 '도장깨기'를 하듯 상위 랭커들을 차례로 거침없이 눌렀다. 16강전에서 5위 하티제 일귄(튀르키예), 8강전에서 4위인 한국계 스카일러 박(캐나다)을 잇따라 제압했다. 준결승에서는 세계 1위이자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뤄쭝스마저 격파했다.

결승에서 만난 상대 키아니찬데도 세계 2위인 강호였다.

김유진은 1라운드에서는 탐색전을 벌였다. 183cm의 장신을 앞세운 김유진의 발차기를 경계한 키아니찬데는 지나치게 경계를 하며 위축된 플레이를 해 세 차례나 감점을 받았다. 1라운드 종료 3초를 앞두고 김유진의 몸통 공격이 성공하면서 5-1로 이겼다.

상대 파악을 끝낸 듯 김유진은 2라운드에서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34초만에 머리 공격으로 포인트를 땄고 몸통 공격도 연이어 성공시켰다. 키야니찬데가 반격할 틈을 주지 않고 몰아붙인 김유진은 9-0 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 김유진이 태권도 여자 57kg급에서 상위 랭커들을 잇따리 격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대한태권도협회 공식 SNS


세계 랭킹 1, 2, 4, 5위를 모두 제압하고 일궈낸 값진 금메달이었다. 김유진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13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김유진이 파리로 오기까지의 과정 자체는 쉽지 않았다. 세계랭킹이 낮은 김유진은 국내 선발전을 통과하고 아시아 선발전에 나섰다. 지난 3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 선발전 4강전에서 줄리맘(캄보디아)을 꺾고 체급별 상위 2명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어렵게 올림픽 무대에 나섰지만 김유진은 놀라운 기량으로 강자들을 잇따라 무릎꿇리며 금메달 환호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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