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지난 8일 올해 '8·15 광복절 특별사면 및 복권' 대상자 명단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재명 일극체제'로 가던 더불어민주당 대권 구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김경수 전 지사가 복권되면 즉각 당내에서 비명(비이재명)계 구심점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종적인 사면·복권 명단은 법무부 장관 보고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 후 오는 13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되지만, 현재로선 김 전 지사의 '복권' 가능성이 높다.
앞서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지난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돼 복역하다가 2022년 12월 신년 특사로 사면됐지만, 복권되지 않아 2027년 12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되어 있다.
오는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을 통해 김 전 지사가 복권 대상자로 최종 확정되면, 형 선고의 효력으로 상실된 자격이 회복되어 피선거권이 주어진다.
김 전 지사에게 지방선거 및 대선 등 정치적 재기의 길이 활짝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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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국하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동하고 있다. 영국에서 유학 중인 김경수 전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 2024.6.14 /사진=연합뉴스 |
민주당 안팎으로는 여러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는 '야권 분열용'이라고 보고 있어 경계하는 분위기인 반면, 비명계는 다양성 차원에서 환영하고 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나와 "여당에선 야권 분열용 시기에 맞춰서 쓸 거라고 보는데 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고, 역시 친명계인 한준호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7일 JTBC '오대영 라이브'에 출연해 "야당의 분열, 이런 의도가 담겨있다고 본다"며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할 때 이런 정치적 의도를 가지면 안 된다"고 밝혔다.
현재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전 대표와 맞붙은 김두관 당대표 후보는 9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김 전 지사의 복권이 민주당의 분열이 아니라 다양성과 역동성을 살리고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환영의 뜻을 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한 의원은 본보의 취재에 "당 입장에서는 새 대권주자 한 명이 생긴 것"이라며 "(김경수 전 지사는) 당분간 당을 지켜보다가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당내에서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 활동 공간을 만들어 갈 뜻을 보이겠지만, 당장 정치적 보폭을 넓힐 여건은 마련되지 않은게 현실"이라며 "앞으로 국민과 당원 등 야권 여론의 추이에 따라 대권 행보를 스스로 판단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반면, 여권의 목소리는 민주당과 결을 달리 했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현재 민주당의 약점이자 강점은 이재명 일극체제의 견실함"이라며 "김경수 전 지사의 향후 행보에 따라 일부 균열이나 파열음이 날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그는 "정치적으로 위험하다는 점에서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심하지만, 김 전 지사의 이미지는 나쁘지 않으면서도 '친문 적자'라는 점 외에 뚜렷한 정치적 자산이 없다는게 약점"이라고 했다.
그는 "결국 앞으로 민주당 내 대권주자 구도에서 야권 성향의 국민과 친문-비명계 당원들이 김 전 지사를 지지하고 모일 것이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복권된 김 전 지사가 친문(친문재인)계와 비명계를 규합해 구심점 역할에 나설지 야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오는 18일 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을 앞두고 있는 이 전 대표 입장에서 만만치 않은 상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