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입차 시장서 하이브리드 비중 47.4%
1~7월 판매량…토요타 2.2%·혼다 144.4%↑
"전기차 캐즘에 포비아까지…HEV 수요 지속"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수입차 전체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토요타와 혼다 등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운 일본 자동차의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가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를 겪으며 주춤하는 사이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폭발했고,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뛰어난 일본 자동차 브랜드가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캐즘이 길어지고 있는데다 최근 잇따른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까지 확산하면서 하이브리드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분석, 이에 따른 일본차의 수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7월 수입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15만 1827대) 대비 2.8% 감소 14만7629대로 집계됐다. 

경기 부진과 고금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수입차 시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본차의 판매량은 증가했다. 올해 1~7월 일본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8.6% 증가한 1만 4386대다. 판매 비중은 9.7%로 지난해(8.6%) 대비 1.1%포인트 증가했다.

브랜드별로 보면 토요타·렉서스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1만2910대를 판매했다. 토요타(렉서스 제외)로만 보면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난 5381대를 판매했다. 혼다는 전년 동기 대비 144.4% 증가한 1476대를 팔았다.

   
▲ 토요타 알파드./사진=토요타코리아 제공


이같은 흐름은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는 반기 기준 처음으로 가솔린차를 추월했다. 지난 1∼6월 신규 등록된 수입차 12만5652대 가운데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47.4%(5만9522대)로 집계됐다. 가솔린차 비중 25.5%(3만1987대) 대비 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과거 '기름 덜 먹는 차'로만 인식되던 하이브리드 차량은 순수 전기차를 앞서는 최고 인기 차량으로 떠올랐다.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조금 더 비싸지만 전기차의 정숙성과 내연기관 차의 주행감을 동시에 즐기면서도 친환경차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연비도 우수한 점이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 차를 선호하는 이유로 분석된다.

한때 보수적 전동화 전환으로 비판을 받으면서도 토요타는 내연기관 엔진과 배터리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했다. 토요타는 지난해 '모두를 위한 전동화'라는 전략 아래 RAV4 PHEV, 크라운 크로스오버, 하이랜더 및 알파드, 프리우스 등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국내에 선보였다. 토요타(렉서스 포함)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 중인 차종 중 하이브리드 모델은 14개에 달한다. 혼다는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CR-V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전기차 화재 사고로 전기차 계약을 취소하는 고객들이 하이브리드차로 몰리고 있다"면서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오래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지속될 것 같다. 하이브리드에 주력한 브랜드의 판매량 증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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