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방은행권이 지방 인구감소 및 경제 침체를 겪으면서 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더욱이 기업·기관영업에서는 시중은행에게 밀리고 있고, 가계부문에서도 인터넷은행의 금리경쟁력에 밀려 고객을 뺏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지방은행의 강점으로 꼽히는 관계형금융을 강화하고,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선 등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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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은행권이 지방 인구감소 및 경제 침체를 겪으면서 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더욱이 기업·기관영업에서는 시중은행에게 밀리고 있고, 가계부문에서도 인터넷은행의 금리경쟁력에 밀려 고객을 뺏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지방은행의 강점으로 꼽히는 관계형금융을 강화하고,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선 등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2일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 '변화의 기로에 선 지방은행'에 따르면 지방은행권은 지난 IMF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친 데 이어, 최근에는 지방 인구감소 및 경제 침체 등으로 성장 둔화에 시달리고 있다.
영업 경쟁력에서도 시중은행과 신흥 플레이어인 '인터넷은행(인뱅)'에 밀리고 있다. 기업·기관영업에서는 시중은행의 지방 침투가 가속화되고 있다.
보고서를 집필한 이수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시중은행들이 지방은행의 주 대출대상이었던 지방 우량, 중견기업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며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대형은행들의 공격적 영업으로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금고 및 대학의 지방은행 점유율은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지방은행의 주고객인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지방경기 침체 △중소기업의무대출비율 완화 △건전성 관리 등이 맞물리면서 지방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이 둔화된 까닭이다. 더욱이 시중은행이 가계대출에서 한계점을 맞이하면서 최근 지방 우량 중견·중소기업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지방은행이 가계대출 영업을 강화하면서, 지방은행의 기업 대 가계 원화대출금 비중은 2016년 67 대 33에서 지난해 말 65 대 35로 변화했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적극 늘리면서 2016년 46대 54에서 지난해 말 53대 47로 기업 대 가계 비중이 역전됐다.
지자체 시금고, 대학 등 지방 주요 기관의 금고 점유율도 시중은행이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전국 시금고 총 357개(477조원) 중 지방은행이 있는 호남·영남·제주지역 시금고는 총 212개인데, 이 중 98개만 지방은행이 운영하고 있다.
가계영업에서도 '금리'를 무기로 내세우는 인터넷은행에 밀리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지방은행의 강점이었던 저원가성 예금의 상당 부분이 인뱅으로 이탈되고, 인뱅은 저원가 조달을 기반으로 가계대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며 "인뱅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1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66조원으로 지방은행 68조 9000억원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자산·이익 구조 측면에서 지방은행 본래의 강점과 특색이 약화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더욱이 비용효율성과 생산성이 낮고, 고령자 및 관계형 영업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의 영업 특성상 고비용 구조를 띨 수밖에 없어 빠른 개선도 쉽지 않다. 실제 지난해 기준 지방은행권의 평균 순이자마진(NIM)은 2.13%로 인뱅 3사 평균 2.32%에 추월당했다.
이 연구위원은 시중은행·인뱅과의 경쟁 확대, 여수신 감소, 예대금리차 축소 등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플랫폼사와의 협업 확대 △온오프 채널을 통한 전국구 손님기반 강화 등을 제언했다.
그는 "향후 지방은행들은 본연의 역할과 강점을 환경변화에 맞게 재정비하고 저비용화하는 한편, 디지털 손님 관계 강화와 신사업 발굴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지방은행의 강점인 관계형금융을 강화하고, 지역 특화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는 등 노하우를 시스템화하며, 점포 경량화 등 비용 절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체 모바일앱 이용률 제고를 통해 리테일 손님과의 관계 강화와 더불어 혁신금융서비스를 활용한 금융·비금융 신사업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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