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대한민국 선수단이 파리 올림픽을 '가성비 최고' 대회로 만들었다.

2024 파리 올림픽이 12일 오전(한국시간) 화려한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총 32개의 메달을 따내며 메달 종합 순위 8위를 차지했다. 

   
▲ 파리 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한 대한민국 선수단이 태극기를 흔들며 대회를 마무리하고 있다. /사진=IOC g한국어 공식 SNS


금메달 13개는 역대 한국의 올림픽 최고 기록과 타이에 해당한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에서도 금메달 13개를 딴 바 있다.

한국의 전체 메달 수 32개는 안방에서 열린 1988년 서울 대회 33개(금 12, 은 10, 동 11개)에 이은 2위 기록이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도 메달 총수는 32개로 이번 대회와 같았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 목표를 금메달 5개, 종합 순위 15위 정도로 잡았다. 그 이유는 대한민국 선수단의 축소된 규모 때문이었다. 파리 올림픽에는 144명의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는데, 이는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8년 만에 최소 규모였다. 축구, 배구 등 단체 구기종목에서 본선 진출을 하지 못한 영향으로 선수단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목표를 한참 초과 달성했다. 가성비 면에서 최고의 대회라 평가할 만하다.

   
▲ 양궁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임시현과 김우진. 둘은 나란히 3관왕에 오르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사진=대한양궁협회 SNS


종목별로는 양궁과 사격이 최고의 메달밭으로 효자 노릇을 했다. 양궁은 5개 전종목 금메달을 모조리 휩쓸었고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도 따냈다. 김우진과 임시현은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함께 일궈낸 것을 포함해 나란히 금메달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격은 의외로 선전하며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를 수확했다. 여고생 금메달리스트가 된 반효진(여자 10m 공기소총) 등 젊은 세대들의 급성장이 이뤄낸 경사다. 

펜싱은 오상욱이 활약한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했고, 4종목에 출전한 태권도는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로 종주국의 자존심을 살렸다.

금메달은 없었지만 은 2, 동 3개를 거둬들인 유도대표팀도 빛났고,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은 기대대로 여자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민 삐약이' 신유빈의 파이팅으로 따낸 탁구 동메달 2개, 해당 종목에서 한국의 첫 메달리스트로 탄생한 여자복싱 임애지와 여자근대5종 성승민의 동메달, 대회 개막 초반 한국 선수단에 기를 불어넣어준 수영 김우민의 동메달도 모두 값졌다.

   
▲ 탁구 여자 단체전과 혼합복식에서 동메달 2개를 따낸 신유빈. /국제탁구연맹 SNS


대회 마지막날 한국의 가장 마지막 종목으로 펼쳐진 역도 최중량급 박혜정의 피날레 은메달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이처럼 영광의 메달 획득이 기대 이상으로 많았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못 내 아쉬운 순간도 많았다. 메달이 기대됐던 수영 황선우,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남자 근대5종 전웅태 등은 입상권에 들지 못해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을 캐내며 목표를 초과 달성했지만 기초 종목이자 가장 많은 메달이 걸린 육상과 수영에서 세계 수준과 격차를 다시 확인한 것은 여전한 숙제로 남았다.

또한 안세영이 금메달 획득 직후 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 운영의 불합리함을 폭로하는 발언을 해 대표선수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며 후폭풍이 거센 것은 체육계가 다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로 떠올랐다.  

한편, 전체 메달 순위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나란히 금메달 40개로 같았으나 은메달 수에서 미국이 44개-27개로 앞서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이 금메달 20개로 3위, 대회 개최국 프랑스는 금메달 16개로 5위에 올랐다.

다음 올림픽은 4년 후인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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