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부터 3대째 이어진 후원…점진적 영역·규모 확장
조양호, 대한민국 탁구계 내홍 바로잡고 위상 드높여
세계 3대 박물관에 한국어 작품안내 서비스 지원
[미디어펜=김연지 기자]대한민국 선수단이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를 따내 메달 순위 8위를 차지한 가운데 '메세나'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메세나란 기업들이 스포츠·문화예술·과학 분야에 적극 지원함으로써 사회에 공헌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특히 대한항공은 국내 메세나 활동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기업으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전통적인 기부 방식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후원 활동을 전개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애써왔다.

대한항공의 메세나 활동 역사는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부터 시작된 후원은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까지 이어지며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영역과 규모를 넓히고 있다.


◆ 조양호 회장의 스포츠 사랑…"비인기 종목에 더 많은 투자를"

대한항공은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이어왔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같은 국가 주요 행사를 적극 후원하는 등 대한항공의 스포츠 사랑은 정평이 나 있다.

조 선대회장은 "기업이 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것은 사회 환원의 하나"라는 소신 아래 다방면으로 스포츠 발전을 지원했다. 

조 선대회장은 지난 2008년 7월 대한탁구협회 회장 취임 후 2019년 작고하기 전까지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한국 탁구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 특히 취임 당시 내부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던 탁구협회를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시키면서 탁월한 리더십을 인정받기도 했다. 

   
▲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 제공

조 선대회장은 대한탁구협회장 취임 후 선수 육성 지원, 심판 및 지도자 양성 등 제도 개선으로 한국 탁구 발전 전기를 마련하고 중국, 러시아, 스웨덴 등과 탁구 교류 활성화에 힘쓰며 탁구인들의 화합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2009년부터는 아시아탁구연맹 부회장을 맡아 국제무대에서 한국 탁구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스포츠 국제기구 '피스 앤 스포츠' 대사를 역임하면서 2011년 카타르에서 열린 국제 탁구대회를 후원하는 과정에서 20년 만의 남북 탁구 단일팀 결성에 기여하기도 했다. 

2014년 8월부터 2016년 5월까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아 올림픽 준비를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 탁구선수권대회의 유치 과정에도 조 선대 회장의 도움이 컸다.


◆ 탁구·배구 실업팀 운영…e스포츠·장애인 스포츠 선수단 후원도

대한항공은 1969년 실업 남자배구팀, 1973년 여자탁구단을 창단해서 현재까지 운영하며 한국 스포츠의 발전을 견인하고 국제무대에 우리나라의 이름을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대한항공 여자 실업탁구단은 국내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탁구팀이다. 탁구 신동에서 간판선수로 성장한 신유빈 선수도 대한항공 실업팀 소속이다. 신유빈 선수는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여자 단체전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며 '멀티 메달리스트'가 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017년부터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를 맡고 있으며 프로배구를 넘어 방송중계, 스폰서십 체결 등 리그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더불어 제도개선위원회를 구축해 한국배구연맹의 의사결정과 실행에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는 건강한 배구 생태계 조성을 위해 배구 저변 확대를 통한 유소년 지원 방안, 한국 배구의 질적 성장과 같은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대한항공 남자 프로배구단 '점보스'는 다른 팀이 따라올 수 없는 뛰어난 조직력과 탄탄한 경기력을 바탕으로 올해 4월 V리그 최초 4연속 '통합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바 있다.

   
▲ 탁구 여자 단체전과 혼합복식에서 동메달 2개를 따낸 신유빈./사진=국제탁구연맹 SNS

대한항공은 스포츠 후원 영역을 e스포츠 종목으로까지 넓혔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 제19회 항저우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팀과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첫 채택된 e스포츠팀을 후원하기로 한 것이다. 

장애인 스포츠 선수단도 적극 후원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사내에 스포츠 직능을 신설하고 장애인 선수들의 훈련 시간을 근로 시간으로 환산해 매월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장애인 선수들이 더욱 안정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기반과 경제적인 활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기준 컬링, 수영, 탁구 등 총 32명의 장애인 선수단이 대한항공 소속으로 활약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스포츠 발전을 넘어 향후 어떻게 스포츠가 경쟁력을 제대로 갖출 수 있을지 체계적으로 살폈다. 또 스포츠인들의 미래까지 살뜰히 챙겼다. 대한항공은 유승민, 현정화 등 장래가 유망한 체육인들이 향후 스포츠 관련 국제기구에 진출하기 위한 교육과 스포츠 행정 전문가 양성에도 힘을 보탰으며, 은퇴 선수들을 위한 어학연수나 대학원 진학 등 교육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한국 문화예술·과학 세계에 알려

대한항공은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서 가진 네트워크를 토대로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박물관 한국어 작품 안내 서비스'가 있다. 대한항공은 2008년 2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을 시작으로 2009년 6월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 같은해 12월 영국 대영 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한국은 아시아 최초로 세계 3대 박물관에서 모두 자국어 서비스를 받는 국가가 됐다. 나아가 '인상주의 미술관'으로 불리는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에도 2015년부터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대한항공은 우리말의 위상과 국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글로벌 문화 후원을 이어 나가고 있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제공


지난해 9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항공우주박물관 건립 후원에 나섰다. 캘리포니아 과학센터재단은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1,820㎡(약 6000평) 넓이, 20층 규모의 체험형 항공우주박물관 '새뮤얼 오신 항공우주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이곳은 항공·천문·우주왕복선 전시관으로 구성되는데, 대한항공은 이 중 항공 전시관 후원에 나선다. 해당 전시관은 '대한항공 항공 전시관'으로 명명된다. 이 전시관에는 대한항공의 보잉 747 퇴역 여객기를 비롯해 항공기 20여 대를 전시하며 항공 역사와 작동 원리 등에 대한 학습 기회를 폭넓게 제공할 계획이다. 

이밖에 대한항공은 전 세계의 아름다운 경치와 자연환경을 카메라 앵글에 담는 '여행사진 공모전'과 전국 초등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내가 그린 예쁜 비행기' 사생대회 등 다채로운 메세나 활동을 펼쳤다. 

대한항공은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항공사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우리나라 스포츠·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