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갈등설' 정봉주 "이재명팔이 무리 뿌리뽑을 것"
친명계 "다수 동지 악마로 규정…어떻게 당 지도자 되겠나"
금투세 두고 당내 충돌…내홍 봉합, 차기 지도부 과제 부
[미디어펜=진현우 기자]오는 18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약 1주일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의 경선 득표율이 90%에 육박하고 있지만 당내 갈등은 오히려 심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야권 인사를 통해 이재명 후보와 갈등설이 불거졌던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는 12일 일부 친이재명(친명)계 세력을 향해 '이재명팔이'라고 비판하며 또 다른 갈등에 불을 지폈다.

이재명 후보가 제안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완화 문제와 당령 개정안에 이 후보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기본사회'를 넣는 문제를 두고도 내부 반발이 나오고 있어서 당의 단합 문제가 차기 지도부의 당면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전날 대전 경선에서 90.81%를, 세종 경선에서는 90.21%를 각각 득표하며 누적득표율 89.21%를 기록했다. 2위인 김두관 후보가 9.34%, 김지수 후보는 1.45%를 각각 확보하는 것에 그치고 있는 만큼 이 후보의 당대표 연임이 유력하다.

   
▲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이재명팔이' 세력에 대한 문제의식과 대응 계획을 밝히고 있다. 2024.8.12./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정봉주 후보가 이 후보의 차기 당 최고위원 선거 개입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는 한 야권 인사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당 내홍은 심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봉주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체 절명의 시대적 과제 위협하는 최대 걸림돌이 우리 내부에 있다"며 "'이재명 팔이'하며 실세 놀이하는 무리들을 당의 단합을 위해 뿌리뽑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지난 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봉주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최고위원 선거 개입에 대해 상당히 열 받아 있다"며 "걱정이 돼서 전화를 했는데 (정 후보가) '내가 없는 말 한 것도 아니다. 최고위원회의가 만장일치제인 만큼 내가 들어가면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자"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말한) 진의가 과장됐다"며 "(최고위원회의에서) 거수기가 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전 의원의 폭로를 두고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고 그러려니 한다. 사적 대화라 과장된 측면이 있고 그 이후로 통화하지 않았다. 박 전 의원이 여러말 하고 있기 때문에 답은 거기서 찾으면 된다"고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를 팔아 권력 실세 놀이하고 있는 '이재명팔이' 무리들은 이재명을 위한다며 끊임없이 내부를 갈라치고 경쟁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당을 분열시켜왔다"며 "많은 당원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후보가 8월 3일 전북 익산시 원광대 문화체육관에서 열린 전북 지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2024.8.3./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정 후보의 주장에 대해 친명계 핵심 인사인 김지호 민주당 부대변인(전 당대표실 정무조정부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과 이재명 후보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 글을 올려 "소소한 네거티브도 견디지 못해 불특정 다수의 동지를 악마로 규정하는 정치인이 어떻게 민주당의 지도자가 될 수 있겠는가"라며 "누구를 '친명팔이'로 악마화해서 공격하고 매장하실지 모르겠으나 나부터 밟고 가셔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후보의 경쟁 상대인 김두관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에 나서 구체적으로 당내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강경 세력'으로 규정하며 "정권 교체를 통해서 민주당 중심으로 새로운 국정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가기 위해서는 강경파 등을 잘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는 이 후보가 주장한 금투세 시행 유예 정책을 두고 공방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8일 민주당 의원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는 금투세 시행 유예를 두고 토론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소영 의원이 먼저 금투세 시행 유예를 주장한 후 해당 주제 관련 의원총회를 개최하자는 의견을 피력한 후 정진욱 원내대표 비서실장이 다음 날 금투세는 예정대로 도입해야 한다며 반론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이소영 의원은 이날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금투세는 정말 부자들에게 부과되는 세금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우리 사회에서 부를 창출하고자 하는 돈이 부동산에 몰빵되지 않게 하는 정책설계가 필요하므로 부동산 세제와의 관계 속에서 금투세는 재고되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짜 부자들의 이익추구를 규제하고 싶다면 '상법 개정'을 통해 대한민국 0.01% 부자들의 파렴치한 이익강탈 행위를 차단해야 한다"며 "그게 진짜 '정의'이고 민주당이 꼭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금투세와 관련해 모든 의원이 동일한 의견을 내는 것은 아니"라며 "여러 목소리를 경청해 적절한 시점에 토론회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여러 문제를 두고 깊어지고 있는 당 내홍을 잘 봉합하고 단합을 이루는 것이 오는 18일 선출될 민주당 지도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