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가계대출에서 두각을 보이며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뱅은 올 상반기 2314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지난해 동기 1838억원 대비 약 25.9% 증가했고, 케뱅도 올 상반기 854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상반기 250억원 대비 약 3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은행 모두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 경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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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가계대출에서 두각을 보이며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사진=각사 제공 |
2분기 순이익도 카뱅이 46.6% 증가한 1202억원, 케뱅이 136.1% 성장한 34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두 은행의 실적 호조세는 주택담보대출, 온라인 대환대출, 포용금융 등을 통한 이자수익에서 비롯된다. 실제 카뱅의 올 상반기 영업수익(이자수익+비이자수익)은 1조 452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1조 1738억원 대비 약 23.7% 성장했다. 이 중 이자수익은 1조 1811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동기 9461억원 대비 약 24.8% 폭풍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뱅도 올 상반기 2969억원의 영업수익을 시현해 지난해 동기 2252억원 대비 약 31.8% 성장했다. 이 중 이자수익으로 2642억원을 신고해 지난해 같은 기간 2097억원 대비 약 26% 증가했다.
특히 대환대출 플랫폼을 활용한 주담대(아파트담보대출) 신규 증가분이 가파르게 늘었다는 후문이다. 실제 케뱅의 2분기 아담대 잔액은 약 7500억원 증가했는데, 증가분의 약 84%는 대환대출 고객으로 나타났다. 케뱅 측은 정부의 대환대출 인프라가 본격 시행되면서 고금리에 시달리던 고객들이 대거 케뱅으로 넘어와 이자 상환부담도 크게 덜어냈다고 설명했다.
두 은행은 중·저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등 포용금융에서도 실적 장세를 이어갔다. 상반기 말 카뱅의 포용금융 평잔 및 비중은 약 4조 7000억원, 32.5%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와 함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상반기 말 1조 4000억원을 기록해 1년 새 약 3배 증가했는데, 고객수도 85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뱅의 2분기 평균 포용금융 비중은 33.3%를 기록해 지난해 말 29.1% 대비 약 4.2%p 성장했다.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상반기와 대동소이하거나 하락했다. 카뱅이 올 상반기 2.17%를 기록해 전년 동기 2.26% 대비 약 0.09%p 하락했고, 케뱅은 지난해 2분기에 이어 올 2분기에도 2.26%를 기록해 동률을 이뤘다.
비이자이익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케뱅의 비이자이익은 327억원으로 전년 동기 155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는데, 2분기에 내놓은 '비상장주식 시세조회' 서비스와 신한카드와의 제휴 신용카드 출시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카뱅도 지난해 상반기 2277억원에서 19.0% 성장한 2709억원을 거뒀다.
두 은행이 역대급 성적을 거뒀지만 리스크가 상당한 포용금융을 늘리고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카뱅의 2분기 연체율은 0.48%로 지난해 말 0.49%와 대동소이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케뱅은 지난해 말 0.96%에서 올 상반기 0.90%로 꽤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대손비용률(CCR)은 모두 하락했다. 카뱅은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3개 분기 연속 개선되며 지난해 2분기 말 대비 0.22%p 하락한 0.53%를 기록했다. 케뱅도 같은 기간 2.05%에서 1.42%로 약 0.63%p 개선됐다.
한편 두 은행은 남은 하반기 개인사업자대출로 통용되는 '소호대출'에 집중할 모양새다. 정부가 전 은행권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는 만큼, 소호대출 확대로 대출자산을 늘려간다는 구상이다.
실제 카뱅은 지역 신용보증재단 협약 확대 및 보증료 지원 등에 적극 나서면서 올 상반기 말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이 1조 400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새 약 3배 가량 증가한 셈인데, 고객수도 약 85만명을 달성했다. 카뱅은 중장기적으로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을 출시하고, 매출 및 부가세 관리 등 신규 서비스도 출시해 '사업자 전용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케뱅도 개인사업자대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사장님 보증서·신용대출'로 모객 중인 케뱅은 이달 인뱅 최초로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도 출시하며 개인사업자의 자금 융통을 돕고 있다. 아울러 카뱅과 마찬가지로 지역 신용보증재단과 협력해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케뱅은 상반기 이익 확대와 건전성 제고, 상생금융 확대 등을 내세워 차별화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입장이다.
최우형 케뱅 행장은 "올해 2분기 외형 성장 속에 대손비용률이 안정됐다"며 "성장성과 수익성을 바탕으로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쳐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중저신용 대출 확대를 비롯한 상생금융도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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