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수 개월째 상승…수도권·지방과 차이 확연
서울만 상승거래 릴레이…내년도 사실상 서울만 늘어
8·8대책, "정부가 서울 공급 늘려 지방 양극화 획책" 비판 확산
[미디어펜=조성준 기자]부동산 시장의 서울 '1극 체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정부가 중장기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맷값이 20주 연속 오르는가 하면 상승거래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8·8 주택공급 확대방안' 발표도 서울 집값을 자극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은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는 반면 지방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하락을 지속하고 있다.

   
▲ 전국 시도별 올해·내년 입주물량 비교./자료=부동산R114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26% 올라 2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성동구가 0.58% 오르며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고, 송파구(0.53%), 서초구(0.52%), 강남구(0.37%) 등 강남권의 강세도 지속되고 있다.

도심지역인 마포구와 용산구도 각각 0.35%, 0.33% 올라 상승세가 지속됐으나, 지난주(0.38%, 0.35%)보다 오름폭은 다소 줄었다.

반면 경기도(0.11%)와 인천(0.26%)은 상승 폭이 서울의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

지방은 하락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주 지방 아파트값은 0.02% 떨어지며 약세가 지속됐다. 미분양이 많은 대구(-0.13%)와 대전(-0.06%), 제주(-0.05%), 세종(-0.03%), 부산(-0.02%) 등의 아파트값이 지난주보다 하락했다.

서울은 수개월째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상승거래가 대세가 되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중 46%는 종전 거래가격과 비교해 가격이 올라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7월 상승거래 비중 51.7%를 기록하며 6월(50.3%)에 이어 절반이 넘었다. 올해 초 일부 지역에서만 상승거래가 나타나던 것이 7월 들어 17개 자치구로 확산되며 서울 전역이 오름세로 돌아선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지방은 상승거래 비중이 50%를 넘은 곳이 없었으며, 대구, 대전, 부산, 세종시, 울산은 상승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긴 시군구가 단 한 곳도 없었다.

상승거래 비중이 과반(50% 이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거래가 있어도 집값은 하락한다는 의미다.

이처럼 부동산 서울 1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건설사들도 서울 위주의 신규 주택 공급을 노리는 실정이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내년 신규 공급 아파트는 24만8713가구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 전북, 울산, 제주를 제외한 전국이 올해보다 아파트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 서울은 2만5710가구가 공급돼 올해보다 4.3% 늘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이 증가될 것으로 보이는 전북, 울산, 제주는 공급 규모가 1만 단위를 넘지 못해 통계적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이외에 경기도가 내년 6만6545가구를 신규 공급해 올해보다 41.8% 줄어들 예정이며, 전국적으로 6~58% 가량 입주물량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 한 시민이 서울 한강 이북에서 강남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정부의 8·8주택공급 확대방안도 서울 일극 체제를 심화시킬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향후 6년 간 수도권에 42만7000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중 수도권을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은 입지에 21만가구가 배정된다.

수도권 배정 주택 중에는 서울과 1기 신도시의 재건축·재개발 물량으로 17만6000가구가 있어 상당수가 서울 중심 재건축·재개발 물량으로 파악된다.

이에 정부가 앞장서서 서울 중심의 새아파트 공급책을 내놓은 데 대해 비판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서울 및 서울 근교에 공급이 늘어나면 공급물량이 실현되는 시기에는 잠시 집값이 하락할 수 있으나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집값을 금세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내 새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면 당장은 수요공급법칙에 의해 집값이 하락할 수 있으나 지방에서 서울을 찾는 수요까지 빨아들여 서울 전체 집값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권 공급량의 상당수가 도시정비 사업이라는 점에서 새 아파트가 탄생할 경우 초고가 분양가가 유력하며, 이는 또 다시 서울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다른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1기 신도시 재건축 아파트는 공사비 상승과 용적률 상향 등의 요인으로 초고가로 분양 시장에 나올 것"이라며 "일반적인 국민들을 위한 주택공급과 괴리감이 있으며, 서울 중심의 아파트 가격 상승에 불을 붙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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