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과정 중 분열된 당 하나로 묶는 일, 최대 과제될 전망
'이재명 사법리스크'·대여 관계 방향성 설정 역시 최대 과제 전망
[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에 이재명 후보가 85% 이상을 득표하며 연임에 성공했다. 예상대로 이재명 2기 지도부가 꾸려졌지만 전당대회 기간 중 분열된 당을 하나로 묶는 일을 비롯해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KSPO DOME)에서 열린 제1차 민주당 전국당원대회에서 이재명 후보는 권리당원 온라인·ARS(자동응답) 투표, 대의원 투표, 국민여론조사 투표를 합산한 결과 득표율 85.40%를 기록하며 압승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8월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당원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8.18./사진=미디어펜

이미 지역별로 열린 전국 권리당원 온라인 경선에서 이 후보는 전체 투표 참여자 수 37만여명 중 33만4275표(89.88%)를 얻었던 만큼 이 신임 당대표의 연임은 예상됐던 결과로 받아 들여진다.

이와 함께 새로운 선출직 최고위원으로는 김민석·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 후보(득표순)가 각각 당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차기 지도부의 최대 과제로는 전당대회 중 분열 양상을 보였던 당을 하나로 묶는 일이 꼽힌다.

최근 민주당은 최고위원 선거 과정 중 정봉주 후보의 이른바 '이재명팔이' 관련 발언으로 몸살을 겪었다.

정 후보의 연설 도중에도 현장에 참석한 일부 당원들이 연설 시작 전부터 거센 야유를 쏟아내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우리의 힘으로 (민주주의) 퇴행과 파괴를 막고 희망의 나라,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꼭 만들자"며 단합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전임 지도부 당시부터 이어져 왔던 친이재명(친명)계와 비이재명(비명)계 간 갈등 역시 '친명 일색'의 차기 지도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실제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상 축사 과정에서도 현장에 있던 일부 참가자가 아유를 보내는 작은 소란이 벌어졌다. 

문 전 대통령은 영상축사에서 "당내 경쟁에서 어느 편에 섰는지는 우리의 대업 앞에서 중요하지 않다"면서도 "확장을 가로막는 편협하고 배타적인 행태를 단호하게 배격하자"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친명계로 추정되는 일부 당원들이 야유를 보내고 이에 맞대응을 하는 당원들까지 합세하며 객석 곳곳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여기에 당내 비이재명(비명)계 세력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김경수 전 경상남도지사의 복권 역시 당내 잠재적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렇듯 민주당의 분열을 수습하고 차기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로 이끄는 것이 차기 이재명 체제의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도 당대표직 선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젠 민주당이 당원 중심의 정당으로 확고하게 전환되고 있다"며 "여의도 중심 계파라고 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며 통합을 중시하는 당직 인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재명 신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왼쪽에서 세 번째)를 비롯한 신임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이 8월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4.8.18/사진=미디어펜

또 다른 핵심 과제로는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 대응이 꼽힌다. 이 대표는 지난 30일 JTBC 주관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지금이 제일 힘든 시기"라며 재판을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했던 사진을 '최대 시련'이었던 순간으로 뽑기도 했다.

현재 이 대표는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재판 등 혐의가 11가지에 달하는 4개 재판을 받고 있다. 오는 9월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1심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차기 민주당 지도부는 검찰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현재 추진 중인 검사 4인에 대한 탄핵 소추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핵심 과제는 대여 관계 방향성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여부이다. 일단 당분간 차기 지도부는 강경한 대여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특검법과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전국민 25만원 지원금법(민생회복지원 특별조치법)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차기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로 돌아온 재의결 법안들에 대한 여론전을 펼치는 것과 동시에 이른바 '정책 선명성'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한 잇단 '이재명표' 입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상대로 영수회담 및 여야 대표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전국당원대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영수회담을 한다면 특별히 의제를 제안할 필요없고 (의제) 제한 없이 중요한 사안 다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대한민국이 여러 측면에서 위기 국면이기 때문에 (영수회담) 방식과 의제에 관계 없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영수회담 통한 논의와 의견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원내 압도적 다수당인 만큼 국정을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그런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