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18일 끝나면서 '이재명 일극' 체제에 '수도권 일극' 현상까지 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고위원 후보 가운데 현역 지역구 의원 중에선 유일하게 '비수도권'이자 '호남' 지역후보였던 민형배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해 당 지도부가 모두 수도권을 대표하는 인사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호남을 배려하는 당직 인선을 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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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가운데)가 8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4.8.19./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현재 지명직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 인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각각 호남 출신인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김윤덕 사무총장이 유임되는 당직 개편이 단행됐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당직 인선 결과를 설명하면서 기자들에게 "('이재명 1기'에서 '이재명 2기' 사이) 과도기에 당무를 잘 진행했던 측면들이 평가를 받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 중 김 사무총장의 경우 현 전북 전주갑 지역구를 둔 현역 3선 중진 의원으로 이 대표가 호남을 배려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호남 지역은 자기 고장 출신 후보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하며 선전을 기원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북 지역 경선에서 수도권(경기 고양을)을 지역구로 뒀지만 전북 전주 출신인 한준호 의원이 초반 고전을 딛고 전북 지역 경선에서 선전하며 결국 최종 3위로 최고위원에 진출했다.
전체 순위 7위로 최고위원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민형배 의원에 대해서도 민 의원의 출생지 및 지역구가 위치한 광주·전남 지역 당원들은 광주·전남 경선에서 민 의원에게 1위라는 성적을 안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민 의원은 이어진 수도권 및 대전·세종 지역 경선에서 다시 하위권에 머물며 지도부 입성이 결국 실패했다. 지금까지 세 번째 도전했으나 선출직 최고위원 배출에 실패한 호남 지역은 이번에 또다시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침울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한 민주당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당원들의 선택이니까 선택 결과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야 하겠다"면서도 "(지역) 당원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왜 현재 나와 있는 인물들이 선택을 못 받았을까 하는 것에 대한 내부적인 성찰을 같이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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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18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당원대회에서 이재명 신임 당대표(오른쪽에서 네 번째)를 비롯해 새로 지도부로 선출된 인사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2024.8.18./사진=미디어펜 |
최대 관건은 지명직 최고위원에 최소 1명 이상의 호남 지역 출신 인사를 기용하는지 여부다. 현재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에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을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명직 최고위원에 호남 지역 또는 계파 안배를 고려할 것인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금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2023년 이재명 1기 체제에서 이 대표는 호남 지역 안배라는 명목으로 직전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낙마한 송갑석 전 의원(당시 광주 서갑 소속 국회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번에 선출된 지도부 중 한준호 최고위원을 제외한 5명(이재명, 김민석, 전현희, 김병주, 이언주)이 영남 지역이 고향이거나 해당 지역에 연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 지역 당심을 달래기 위해 당직 인선 과정에서 현 지도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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