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6일 회담을 통해 협치에 첫발을 내딛는다. 여야 간 정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양당 대표가 민생 현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함으로써 국회의 민생 입법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대표와 이재명 대표가 공식 회담을 가지고 의제를 논의하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두 대표의 만남은 한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이던 지난해 12월 이 대표와 상견례를 가진 것이 전부다. 거대 양당 대표가 의제를 가지고 회담에 나선 것은 지난 2021년 이준석-송영길 대표 시절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대표회담을 통해 최소한의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전망됐다. 극한의 대립을 이어가던 여야가 최근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을 시도하면서 정책 대결을 본격화해 성과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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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만나고 있다. 2023.12.29(자료사진)/사진=연합뉴스 |
양당은 현재까지 회담 의제에 대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지구당부활 문제와 같이 여야 간 이견이 적은 문제가 우선 논의될 것으로 여겨진다. 지구당부활은 한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원외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공약한 정치개혁 안이다. 이는 이재명 대표 또한 찬성하고 있는 현안으로 합의점을 수월히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의 총선 공약인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의 경우 절충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해당 법안이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하자 지난 16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민주당은 정부여당을 향해 거부권 행사 대신 민생 지원을 위한 대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따라서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을 ‘현금살포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전날 당내 격차해소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대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위는 취약계층 등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적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의 힘을 빼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다만 여야는 민생 회복 지원 방안에는 이견이 있지만,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보이고 있어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대신한 절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여야가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상병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법 등은 이번 회담에서도 진전을 보이지 못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대표가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특검법에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특검법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여전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란 어려워 보인다. 아울러 금투세 시행을 주장하고 있는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유임됨으로써 금투세 폐지에 대한 논의도 지지부진해질 것으로 여겨진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만남에서 “회담에서 민생 입법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질 수 있겠지만, 특검법과 금투세만큼은 처리되기 어려워 보인다”라며 “당내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데 여야 간 협상이 먼저 이뤄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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