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의제 선정위한 실무협의 불발…20일→21일로, 21일→22일로 '또 연기'
민주당, 채상병특검법·전국민 25만원 지원·지구당 부활 '의제 제시'
국힘, 정쟁정치 중단·민생회복 지원·정치개혁 협의상설화 내세워
생중계 논란 여전…국힘 "기피할 이유 없다" vs 민주당 "언론플레이"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오는 25일로 날짜만 잡혀 있고 형식과 의제에 대해 논의해야 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회담' 관련 실무협의가 21일 또다시 연기됐다.

원래 양당 당대표를 대신해 실무협의를 가질 박정하 국민의힘 대표 비서실장과 이해식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저녁 모처에서 만나, 25일 회담의 형식과 의제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가질 예정이었다.

박정하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오늘 일정이 맞지 않아서 다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미 생중계 방식을 비롯해 채상병특검법 등 의제 채택을 놓고 양측이 치열하게 기싸움을 펼치고 있어, 어떻게 정해질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로 전날 열리기로 했던 양측 당대표 비서실장 간 실무협의는 '생중계' 문제가 돌출되면서 결렬, 하루 연기된 바 있다.

양측 실무협의가 이날 또 한차례 연기되면서, 25일로 예정된 한 대표와 이 대표 간 만남은 '빈손회동'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측이 서로에게 민감한 부분을 의제로 내걸며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어, 22일 열린다는 실무협의에서 제대로된 조율이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사진 왼쪽)가 2024년 8월 6일 국회에서 열린 위메프·티몬 사태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024년 8월 21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우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민이 여야 대표가 대화하는 것을 보는 게 불쾌할 일은 아닐 것 같다"며 "양당 대표의 논의 과정과 사안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국민이 보시는 게 저는 불쾌할 일도 아니고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또한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6월 '공개 정책 대화'를 요구한 적이 있다"며 "당시 '국민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비공개로 만나 노력하는 척하는 그림을 보여주겠다는 것에 대해서 동의하기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저녁, 실무협의에 나설 박정하 비서실장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양당 대표가 진솔하게 얘기를 하고 민주당이 동의하면 회담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오픈해서 하면 어떨까 제안해보려고 한다"며 "민주당과 합의가 된다면 5~6가지 의제를 놓고 두 분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회담이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민주당 이해식 비서실장이 '생중계를 한다면 한동훈 대표가 불리할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시피, 생중계 자체를 기피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며 "실제로 지난해 6월 김기현 당대표 당시 이재명 대표는 '국민 삶이 어려운데 굳이 왜 비공개로 만나야 되느냐. 나는 국회 로텐더홀에 의자 하나 놓고 하면 된다. 만인이 보는 가운데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거듭된 '생중계' 제안에 불쾌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해식 비서실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굉장히 중요한 내용인 만큼 실무회의를 거쳐 논의할 부분이지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문제를 꺼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실무 협의도 없이 언론에 먼저 회담을 생중계하자고 한 건 예의에 어긋난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관계자 또한 이날 본보 취재에 "전혀 협의되지 않은 내용을 미리 내보내는 언론플레이는 양당 대표 회담 진전에 하나도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며 "실무회동을 갖고 의제에 대해 논의하기도 전에 밖에서 얘기를 꺼내는건 좀 아니다"라고 혹평했다.

한 대표와 이 대표는 오는 25일 '오직 민생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들고 이번 첫 여야 대표회담을 갖는다. 첫 단추를 꿰매는 22일 실무협의에서부터 회담 의제에 대한 의미있는 합의와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