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서울시가 생활형 숙박시설 롯데캐슬 르웨스트(이하 르웨스트)에 대해 오피스텔로의 용도변경을 허가했다. 이번 결정이 전국 10만실에 달하는 생숙 용도변경을 위한 분기점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0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공동위원회) 수권소위를 열고 마곡 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수정가결했다. 이번 변경안에는 강서구 마곡 도시개발지구 일대에 자리한 르웨스트의 오피스텔 용도변경이 포함됐다. 용도변경은 차후 강서구 심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생활형 숙박시설(이하 생숙)인 르웨스트가 오피스텔로의 전환이 가능해지면서 르웨스트 수분양자와 시행사(마곡마이스PFV)·시공사(롯데건설)간 갈등은 해소될 예정이다. 생숙은 2021년 8월 르웨스트 분양 당시만 해도 주거가 가능했다. 

하지만 분양 직후인 그해 10월 정부가 생숙의 주거 용도 사용을 금지하면서 르웨스트는 격량에 휩싸였다. 수분양자들은 시행사와 시공사의 사기분양을 주장하며 용도변경을 위한 설계변경을 요구했다. 

하지만 시행사 등은 분양 당시 계약서에 주거용도 사용 불가 명시 및 수분양자별 확약서도 받았다며 거부했다. 이에 수분양자들은 분양대금 잔금 납부거부 등에 나섰고 시행사와 시공사를 대상으로 분양 계약취소 소송도 제기한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의 결정으로 르웨스트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생숙들도 용도변경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조만간 생숙 제도 개선안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한 생숙의 오피스텔 용도변경 특례기간도 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최근 생숙 논란과 관련해 여러 가지 실효적인 해법을 찾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말부터 숙박신고를 하지 않는 생숙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다만 생숙의 오피스텔 전환은 난관이 많다. 먼저 지자체가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지자체들이 형평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또 건축법 기준을 생숙보다 강화된 오피스텔 기준에 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생숙은 주차대수를 200㎡당 1대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주차대수가 가구당 1대 이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생숙의 용도변경은 주차장과 통로 등이 건축법상 (오피스텔에) 적합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르웨스트의 용도변경이 가능했던 이유는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심과 함께 르웨스트가 현재 공사 중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오피스텔 기준에 맞출 수 있는 설계변경이 가능하다. 르웨스트 시행사는 주차 공간 확대와 주차장 야간 개방 등 150억 원 규모의 기부채납을 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건설 중인 생숙들은 몰라도 이미 준공이 완료된 생숙들이 이같은 요건을 갖추기에는 물리적으로도 비용적으로도 쉽지 않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결정이 특혜 시비로 이어질까 조심스러워 하는 눈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제안이 들어와 꼼꼼히 분석한 결과 (분양 당시와 비교해) 현재 마곡지구 환경과 지역 여건이 바뀌었고 국토부의 생숙 용도변경 특례기간 연장 검토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며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한 용도변경이 과한 (행정행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