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기가 고성능 반도체와 메인보드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기술력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는 2026년까지 서버‧인공지능(AI)‧전장 분야에서 FC-BGA 제품 비중을 50% 이상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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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개발팀장(상무)가 반도체패키지기판을 소개하고있다./사진=삼성전기 제공 |
삼성전기는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삼성전자 브리핑실에서 FC-BGA 설명회를 열고 반도체 기판 핵심 기술을 소개하면서 이 같은 목표를 제시했다. FC-BGA란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서로 연결해주는 인터포저(Substrates) 역할을 하는 기판이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개발팀장(상무)은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요구하는 기판의 성능은 각기 다르다"며 "특히 최종 고객이 반도체 기판을 포함해 자체 칩을 만드는 흐름으로 가고 있는데, 이것이 우리에겐 큰 기회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전기는 미세 회로‧가공 기술을 통해 고객 맞춤형 반도체 기판 생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110mm 이상의 초대면적화 기술, 26층 이상의 초고층화 기술, 수동소자 부품을 패키지 기판 내에 내장하는 기술을 자랑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반도체 성능을 배가시키는 EPS 기술과 초미세회로를 기판에 직접 구현해 다양한 실리콘 디바이스를 하나의 패키지 기판에 장착해 성능을 배가시키는 등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고객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황 상무는 "과거에는 반도체 칩 자체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중요했지만, 최근엔 잘 만들어진 제품을 어떻게 조합해서 좋은 제품을 구성하느냐가 중요해졌다"며 "즉 패키지 전체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 가지 반도체 칩을 반도체 기판 위에 올려 기능을 향상시킨 멀티 패키지 형태의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칩들이 잘 작동하기 위해 기판의 회로 패턴이 점점 미세화되고, 기판 면적도 커지고 층수도 늘어 기술 고도화가 요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기는 이미 지난 7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AMD와 고성능 컴퓨팅 서버용 FC-BGA 공급 계약을 맺고 제품을 양산하고 있기도 하다. 서버용 FC-BGA는 반도체기판 중 가장 기술 난도가 높은 제품으로 전 세계에서 하이엔드급 서버용 기판을 양산하는 글로벌 업체는 일부 업체에 불과하다.
서버용 CPU‧GPU는 연산처리능력과 연결 신호 속도 향상 등 고성능화에 대응하기 위해 하나의 기판 위에 여러 반도체 칩을 한꺼번에 실장해야한다. 따라서 서버용 FC-BGA는 일반 PC용 FC-BGA보다 기판 면적이 4배 이상 크고, 층수도 20층 이상으로 2배 이상 많다.
기판의 대형화 및 고다층은 물론 생산 수율을 높이기 위한 제조 기술, 전용 설비 구축이 필요해 후발 업체 진입이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AI 시장 확대에 따른 초대형 데이터센터 사용이 증가하면서 해당 기판의 수요는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 "미세 가공・회로 기술 세계 최고 수준"
삼성전기는 반도체 기판 핵심 기술로 '미세 가공'과 '미세 회로 구현'을 꼽았다.
황 상무는 "삼성전기는 A4용지 두께의 1/10 수준의 10㎛ 수준의 비아를 구현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 비아(Via) 형성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8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면적 안에 50um의 구멍을 오차 없이 정확히 뚫어야 하기 때문에 정교한 가공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성능 전자기기일 수록 필요한 부품이 많아져 이에 따른 회로가 늘어나는데, 한면에 수 많은 회로를 만들 수 없어 여러 층으로 쌓게 된다. 이 때 각 기판의 층간 회로를 전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내는 구멍이 비아다.
또 회로 선폭 기술도 중요하다. 부품 단자가 많아지고 연결해야할 신호가 늘면서 회로 선폭의 간격도 미세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회로 폭과 회로간 간격이 8~10㎛ 수준의 얇은 선 폭을 구현해야 하는 어려운 기술이다.
황 상무는 "최근 반도체 입출력 단자 수가 증가하면서 더 미세한 회로 구현이 필요로 하는데 삼성전기는 머리카락 두께의 1/20 인 5um 이하 수준의 회로선 폭을 구현할 수 있는 미세회로 형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1년 기판사업을 시작한 삼성전기는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세계 유수의 기업들로 제품을 공급하며 기판업계를 이끌고 있다. 특히 최고사양 모바일 AP용 반도체기판은 점유율, 기술력으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앞으로도 국내 최초 서버용 FC-BGA 양산 업체로, 차세대 기판 개발 및 반도체기판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시장 조사 업체 프리스마크는 반도체 기판 시장 규모가 올해 4조8000억 원에서 2028년 8조 원까지 연평균 약 14%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5G 안테나, ARM CPU, 서버‧전장‧네트워크와 같은 산업‧전장 분야를 주축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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